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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단계: 생산] 고립 : 연결 ② 니더하펜 리버 프롬나드

글
윤예림 기자
사진
피트 니만
자료제공
함부르크 시 도로, 교량 및 수로 사무국(LSBG)

「SPACE(공간)」 2024년 11월호 (통권 684호) 

 

 

 

프로젝트 니더하펜 리버 프롬나드

건축가 자하 하디드 아키텍츠

위치 독일 함부르크 얀 페더 프롬나드 20459

길이 625m

폭 10m

공모연도 2006

시공기간 2011~2019. 5.

개장 2019. 5.

발주처 함부르크 시 도로, 교량 및 수로 사무국(LSBG)​ 

 

 

 

1962. 2. 함부르크 대홍수 발생, 함부르크 시 홍수 재난 대비의 전환점으로 작용

1964~1968 새로운 홍수 방지시설 계획 및 건설, 엘베강 강둑에 7.2m 방벽 설치

2006 엘베강 홍수 특성 정확하게 분석 및 시뮬레이션한 결과 방벽 높이에 80cm 증가가 필요하며 기존 방벽 구조물이 노후해 보강 필요하다고 판단

2006 국제설계공모 실시

2011~2015 1단계 공사 진행

2015~2019 2단계 공사 진행

2019. 5. 완공 및 개방 



 

집단 기억에 기반한 의사결정

1962년 2월, 함부르크는 기록적인 대홍수를 맞았다. 독일의 북부 해안을 휩쓸고 엘베강으로 밀려들어온 해발 5.7m의 폭풍 해일이 제방 63곳을 무너뜨리고 도시를 덮쳤다. 하루아침에 315명의 주민이 목숨을 잃었고, 6만여 명의 삶의 터전이 물에 잠겼다. 전기와 가스 공급이 끊기고 도시 기반시설은 완전히 붕괴됐다. 준비되지 않은 채 맞이한 재난이었다. 이러한 경험은 피해를 입은 지역사회를 넘어 함부르크 도시 및 전 국가적인 충격으로 새겨졌다.

이후 함부르크 시에서 도시의 홍수 방어시설을 현대화해야 한다는 정치적 논의가 시작됐다. 본래 함부르크는 수 세기 동안 유럽 전역을 연결해온 독일 최대의 항구도시다. 엘베강변의 저지대는 오랜 세월 반복적인 홍수의 위협에 노출돼 있었으나, 20세기 후반에 들어서는 항구 역할의 축소, 전쟁으로 인한 폭격 피해 복구 등으로 제방의 유지 관리는 시야에서 비껴 있었다. 1962년 재난 이후에야 함부르크는 제방의 설계 수위를 재계산해 재건하고, 홍수 방지벽과 수문을 세우고, 재난 대비 교육과 제도화된 안전을 강조했다. 그 결과 총 103km의 공공 홍수 방지 시스템을 구축하기에 이르렀다.

대홍수에 대한 집단 기억은 세대를 걸쳐 이어지고 있으며 여전히 유효하다. 아직까지 함부르크에게 폭풍 해일 방지는 중요한 의제 중 하나다. 기후변화에 대한 예측이 끊임없이 변화하기 때문이다. 이를 위한 시의 막대한 투자 역시 집단 기억에서 비롯된 공동의 의사결정으로 공감을 얻는다. 시는 당국 웹사이트의 ‘1962년 홍수’ 섹션을 통해 당시 홍수의 정보, 목격자의 증언, 재난의 연대기 등과 함께 ‘오늘날의 홍수 방지’에 대한 제도적 설명을 전달하고 의견을 수렴한다. 시민들은 1962년 이후 지역의 제도 변천에 대한 회고록을 출판하거나, 관련된 기억을 기록하고 저장하기 위한 학생 이니셔티브 활동을 펼치는 등 적극적인 시민 참여의 토대가 되는 내러티브를 주도적으로 쌓아나가고 있다.

 

 

 

행정가의 일

폭풍 해일 방지에 대한 과제는 도시의 경제적 활용과 관광지구 개발 그리고 건축물 개발을 포함한다. 시는 향후 20년을 위한 계획을 세우고 실행에 들어갔다. 니더하펜 리버 프롬나드는 이러한 계획의 일환이다.

2006년, 니더하펜 항구의 홍수 방지벽 재건에 대한 논의가 떠올랐다. 재해 방지 연구자들은 현대화된 컴퓨터 시뮬레이션과 미래 홍수 특성의 정밀한 분석 결과 1960년대 건설된 기존의 7.2m 높이 홍수 방지 구조물을 80cm 이상 더 높일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시에서 기존 구조물을 점검하자 지지 요소에 과부하가 걸려 있으며 특히 기초에 상당한 보강이 필요한 상태인 것이 나타났다. 

니더하펜 항구는 항구도시로서의 역사를 고스란히 보존하고 있는 창고지구인 슈파이셔슈타트와 접하고, 지역의 새 랜드마크로 떠오른 엘필하모니 콘서트홀(헤르조그&드 뫼롱, 2017) 등이 위치한 하펜시티와 연결되며 역사・지리적으로 긴요한 위치를 점한다. 대지의 도시적 중요성을 인지한 함부르크 시는 기존 홍수 방지벽을 재건하기 위한 국제설계공모를 개최했다. 지침에는 다음과 같은 요건을 내걸었다. 홍수 방지벽 외에도 개방된 위치에 매력적인 산책로를 개발할 것. 산책로는 다양한 용도에 적합해야 하며 다층의 연결 통로로 기능할 것. 도시 사이에 수많은 교차점을 생성할 것. 도시경관을 정의하는 데 도움이 될 것. 함부르크 시의 도로, 교량 및 수로 사무국(LSBG) 홍수 보호 책임자 올라프 뮐러는 “폭풍 해일 보호 시스템을 위한 건축은 보호에 대한 약속이자 미적 약속”▼1임을 명시했다.

자하 하디드 아키텍츠의 당선안은 ‘커피다스피체 성, 미래의 엘필하모니 콘서트홀, 그리고 릭머 릭머스 박물관 선박을 고려한 조화로운 시각적 관계’가 신중히 설계됐는 평을 받았다. 함께 후보에 올랐던 아르보스 랜드스케이프의 안이 산책로 일부를 고층 건물로 설계한 것에 대해 ‘미관상 보기 좋지 않고, 후면의 건물을 가리므로 축소할 필요가 있다’▼2고 평가받은 바와는 대조적이다.


건축가의 일

자하 하디드 아키텍츠는 니더하펜 리버 프롬나드가 ‘단순한 외관’을 가졌다고 말하지만▼3 이곳에서는 단순하지 않은 활동들이 일어난다. 홍수 방지를 위한 높이 8.6~8.9m에 길이 625m, 최소 폭 10m 규모의 선형 구조물은 보행자, 조깅하는 사람, 거리 공연자, 노점상과 카페를 위한 공공 공간을 넉넉히 제공한다.

건축가는 엘베강의 조수 간만의 차로 인한 변화무쌍한 풍경에 주목했다. 자하 하디드와 함께 설계를 책임진 패트릭 슈마허는 기존의 상황을 홍수 방지벽이 산책로 기능을 가지고 있긴 했지만, 실상 강물을 가까이 경험할 수는 없었으며 산책로 입구와 출구가 하나뿐이라 도시와 연결되지 못해 거대한 장벽과 다름없었다고 분석했다. 따라서 보호벽의 역할을 하면서 동시에 도시와 강을 다시금 연결하는 매개를 만들고자 했고, 강가와 도시 쪽을 향해 번갈아 열려 있는 ‘콘(cone)’ 형태의 계단을 고안했다. 계단은 슈투벤후크, 노이슈테어 노이어 베그 등 교차하는 도시들을 향해 있다. 산책로는 좁아지기도 하고 넓어지기도 하면서 독특한 시퀀스를 생성한다. 콘은 크기와 방향에 따라 많은 관광객이 모이고 사진을 찍는 장소가 되기도 하고, 주민이 조용히 햇빛을 쬐며 경치를 즐기는 장소로 이용되기도 한다. 

공사는 쉽지 않았다. 20개 이상의 엔지니어링 사무소와 13개 건설 회사가 참여해 건설 방법을 강구했다. 2012년 삽을 떠 2단계에 걸쳐 공사를 진행했고, 7년 후인 2019년 5월 시민에게 개방됐다. 공사가 더디게 진행된 이유는 두 가지인데, 첫째는 홍수 피해가 잦은 겨울철을 대비해 10월이 되면 공사를 중단하고, 방지벽의 높이를 일정 높이 이상으로 유지해두어야 했기 때문이다. 두 번째 이유는 공사 기간 내내 산책로의 매력적인 경관과 접근을 최대한 보장하도록 대체 경로를 확보해가며 공사했기 때문이다. 덕분에 공사 기간 동안에도 산책로는 폐쇄되지 않고 시민들과 관광객들에게 지속적인 사랑을 받을 수 있었다. “연결을 끊는 대신 연결하세요.” 함부르크 시 기후보호국 홈페이지에서 니더하펜 리버 프롬나드를 소개하는 말이다. 평범한 듯한 강변 산책로는 도시와 강을 입체적으로 연결하며 주민과 관광객에게 새로운 추억의 장소가 되어주고 있다. 

 

1.   Olaf Müller, Gabriele Gönnert, Clais von Mirbach, Karsten Winat and Michael Schaper, ‘Bemessung und Architektur im urbanen Küsten- und Hochwasserschutz(도시 해안 및 홍수 방지를 위한 설계 및 건축)’, Dresdner Wasserbauliche Mitteilungen 65 (2021), Dresden: Technische Universität Dresden, pp. 31 – 41.
2.  Freie und Hansestadt Hamburg, Architektur Olympiade Hamburg 2006, Hamburg: Freie und Hansestadt Hamburg, 2006, pp. 32 – 35.

3.  세계 건축 페스티벌 2021 ‘올해의 조경‘ 부문 프레젠테이션, ‘WAF 2021 - LANDSCAPE OF THE YEAR - Niederhafen River Promenade, Zaha Hadid Architects’ YouTube, 2023년 2월 1일, https://www.youtube.com/watch?v=pO2feM2YasQ, 2024년 10월 10일 접속.​

 

 

월간 「SPACE(공간)」 684호(2024년 11월호) 지면에서 더 많은 자료를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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