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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단계: 변화] 공공 : 민간 ② 리틀 아일랜드

글
김보경 기자
사진
리즈 리곤(별도표기 외)
자료제공
리틀 아일랜드

「SPACE(공간)」 2024년 11월호 (통권 684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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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젝트 리틀 아일랜드

건축가 헤더윅 스튜디오

위치 미국 뉴욕주 뉴욕시 웨스트 13번가 허드슨강 공원 내 55번 부두

대지면적 11,000㎡

공모연도 2012

시공기간 2016~2017 / 2018~2021

개장 2021. 5. 21.

발주처 허드슨강 공원 신탁, 피어 55 프로젝트 펀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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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8 허드슨강 공원 조성 시작

2011 54번 부두 폐쇄

2012 피어 55 프로젝트 아이디어 탄생, 허드슨강 공원 신탁 고위진과 베리 딜러, 다이앤 본 퍼스텐버그 부부가 54번 부두 재생 프로젝트를 논의

2013 뉴욕 주의회에서 「허드슨강 공원법」 개정, 개정된 법에 따라 허드슨강 공원 신탁은 기존 54번 부두를 벗어나는 규모로 부두를 재건축할 수 있게 됨▼1

2014. 11. 피어 55 프로젝트 공식 발표

2015. 6. 시티 클럽 오브 뉴욕, 주 대법원에 첫 번째 소송 제기

2017. 9. 뉴욕 주지사 앤드류 M. 쿠오모가 중개해 피어 55 프로젝트 합의 진행

2021 베리 딜러와 공연 프로그램을 주도적으로 이끌던 스콧 루딘이 사무실 직원들에게 폭행과 폭언을 했다는 폭로가 터져 대중적 활동에서 물러남

2021. 1. 리틀 아일랜드 입주 작가 발표, 아요델 카셀, 티나 랜도, 마이클 맥엘로이, 피그펜 시어터 선정, 입주 작가는 첫 세 시즌간 리틀 아일랜드의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공연하게 됨 

2021. 5. 21. 리틀 아일랜드 개장

2021. 7.~9. 제1회 여름 음악 및 댄스 페스티벌 개최

2022. 6.~9. 제2회 여름 음악 및 댄스 페스티벌 개최

2023. 6.~9. 제3회 여름 음악 및 댄스 페스티벌 개최

2023. 잭 위노크루를 프로듀싱 아티스틱 디렉터로 고용 

2024. 6.~9. 제4회 여름 음악 및 댄스 페스티벌 개최

 

 

 

54번 부두를 대신할 55번 부두의 탄생, 리틀 아일랜드 

뉴욕 허드슨강의 리틀 아일랜드(「SPACE(공간)」 645호 참고)는 폐허가 된 54번 부두를 대신해 공연장 겸 공원으로 사용될 새로운 55번 부두를 조성한 프로젝트다. 타이타닉 참사의 생존자들이 구조된 후 내렸던 부두로 유명한 54번 부두는 1980년대부터 프라이드 축제가 개최되는 등 LGBTQ 커뮤니티들의 공간으로, 허드슨강 공원의 일부가 된 이후로는 여름 이벤트와 콘서트 시리즈의 장소로도 사용됐다. 2011년, 54번 부두는 물속의 말뚝이 썩어가고 있어 안전상의 문제로 폐쇄를 결정했다. 리틀 아일랜드가 위치한 허드슨강 공원은 1998년 통과한 「허드슨강 공원법」에 따라 허드슨강 공원 신탁이 설계, 개발, 운영·유지보수를 해왔다. 허드슨강 공원 신탁은 위 법에 따라 설립된 공익법인이지만, 뉴욕시 공원부서에 속하지 않기 때문에 공원의 운영과 유지를 위해 민간 자금에 의존하고 있었다. 그런데 당시 공원의 주요 수익 창출원이 되리라 기대하며 개발하던 40번 부두의 개발이 무산되고, 기존 40번 부두도 노후되어 1억 400만 달러가 드는 수리가 필요하게 됐다. 이와 같은 경영상의 이유로 신탁 측에서는 54번 부두 재생에 필요한 자금이 거의 없었다. 이에 신탁의 대표이사인 메이들린 윌스와 허드슨강 공원 신탁 이사회 의장 다이애나 테일러는 베리 딜러와 다이앤 본 퍼스텐버그 부부▼2를 찾았다. 딜러는 이 재생 프로젝트에 흥미를 느꼈고, 더 큰 그림을 제안했다. 건축적으로 야심 찬 프로젝트를 해야 한다며 이후 네 명의 건축가에게 비공식 공모를 제안했고, 헤더윅 스튜디오가 당선됐다. 

 

시민 단체의 반대

이 프로젝트가 공개된 후 여러 시민단체가 이 프로젝트의 투명성, 환경에 미치는 영향에 의문을 제기했고, 딜러 부부의 지원만으로 조성한 것이 아니라 공공 재정도 일부 들어간 엄연한 공공장소의 사적 통제를 부추긴다며 비판했다. 그중 시티 클럽 오브 뉴욕이 세 개의 법원에서 소송을 제기했다.▼3 일례로 리틀 아일랜드 조성을 위해 결정적이었던 법조항이 2013년 「허드슨강 공원법」 개정 시에 추가되었다. 이 법안에 서명한 뉴욕주 하원의원 데보라 글릭은 콘서트 관람객을 위한 출입구 개선이 필요하다는 윌스의 말을 듣고 개정안에 동의한 것이었는데 당시 ‘피어 55 프로젝트’에 대해서는 알지 못했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주 판사는 공공 투명성에 대한 소송을 기각했다.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논지로 한 소송은 항소까지 가는 등 우여곡절이 있었으나, 2017년 9월 5일 당시 뉴욕 주지사였던 앤드류 쿠오모의 중개하에 합의를 진행해 결국 리틀 아일랜드 프로젝트는 실현됐다. 

 

 

 

선행된 프로그램 기획과 일관된 운영의 지속성

딜러 부부는 딜러-본 퍼스텐버그 가족 재단을 통해 리틀 아일랜드의 건설비뿐 아니라 일부 프로그램에 대한 비용도 포함하여 20년 동안의 운영비를 모두 지원한다. 이에 따라 딜러 부부는 총 3억 8천만 달러가량의 재원을 투입해야 할 것으로 추정된다. 딜러는 ‘피어 55 프로젝트’라는 아이디어가 나왔던 2012년부터 미국의 연극·영화 프로듀서 스콧 루딘, 감독·프로듀서이자 코미디언 고 마이크 니콜스, 미국의 극작가, 연극·영화 감독이자 퍼블릭 시어터의 예술 감독이었던 조지 울프, <빌리 엘리어트>(2000)의 감독 스티븐 달드리, 영국의 극장 경영자인 케이트 호튼과 함께 리틀 아일랜드의 공연 프로그램을 기획해왔다. 이 기획은 딜러가 이끄는 피어 55 주식회사 아래의 리틀 아일랜드 팀을 통해 실현되고 있다. 리틀 아일랜드 팀에는 예술 프로그램 기획팀, 공원시설 관리팀, 공원 운영팀, 가드닝팀이 포함되어 있어 공원의 통합적인 운영이 가능하다. 2021년 5월 개장한 이후 리틀 아일랜드에서는 매년 여름 페스티벌을 개최해오고 있다. 1998년 이후 54번 부두가 사용되어온 방식 그대로 말이다. 공공을 위한 문화 공간이라는 명분을 내걸었기 때문에 일부 프로그램은 무료로 진행된다. 커뮤니티 티켓팅 프로그램을 통해 뉴욕시의 청소년, 가족들에게 무료로 공연 티켓을 배포하기도 한다. 오픈 전 리틀 아일랜드의 공연 프로그램에 대한 고문 역할을 해온 스콧 루딘이 사무실 직원들에 대한 폭언 및 폭행으로 여러 브로드웨이 프로덕션 직에서 물러났으나, 친분이 있는 딜러와 함께한 리틀 아일랜드의 프로그램에는 여전히 관여했다. 최근 2023년에는 잭 위노크루를 아트 디렉터로 채용해 리틀 아일랜드의 리부트를 꾀하고 있다.

 

민간이 꾸린 공공 문화 공간이 담보하는 공공성은 어디까지인가

공연이 예정되어 있지 않을 때, 리틀 아일랜드는 지역 주민과 관광객들이 휴식하고, 산책할 수 있는 공원이 되어 줄 것만 같다. 하지만 리틀 아일랜드는 그 이름에 걸맞게 10분 정도면 모든 섬을 돌아볼 수 있을 정도로 작을 뿐 아니라, 자전거나 스케이트 보드 사용이 금지되어 있고, 장애인을 돕는 직업견이 아닌 반려견의 입장도 제한되어 있어 반려견의 산책도 불가하다. 공공을 위한 공원이기 보다는, 일부 대중에게 공개된 공원을 가장한 공연장에 가까워 보인다.

이렇듯 민간 운영에 장점만 있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이는 미국에서는 흔한 시스템이다. 뉴욕시에서는 1970년대 이후 공원을 민영화하는 추세가 꾸준히 이어져왔다. 뉴욕의 상징적인 녹지 공간(센트럴 파크, 브라이언트 파크, 유니온 스퀘어 파크 등) 대부분은 도시의 공원 부서가 아닌 부동산 소유주와 시민 후원자들이 자금을 지원하는 지역 단체에서 운영한다. 시카고의 밀레니엄 파크, 댈러스의 클라이드 워렌 파크 등 다른 미국의 도시에서도 이런 시스템을 도입하기도 했다.

비영리 민간 단체를 통한 공원 운영은 재정이 부족한 시의 상황에서 이를 타파하고자 한 시도지만, 모금행사를 이유로 행사를 진행하며 대중의 접근을 막는 등 공공성을 담보하지 못한다는 문제 역시 지속해서 제기된다. 또한 민간의 막대한 기부금은 공원 관리를 위한 세금 지원을 더욱 줄어들게 만든다. 그러나 민간 자금은 기부자 자신이 거주하는 부유한 지역의 공원을 중심으로 유입된다. 그동안 정부는 나머지 지역의 공공 공간에 최소한의 것만을 제공하면서 가난한 동네의 공원은 점점 노후된다. 그렇게 세금 지원이 줄어들면 부유한 지역과 가난한 지역의 공공 공간 간의 격차가 더욱 커지게 된다. 딜러는 ‘전적으로 대중을 위해’ 리틀 아일랜드를 조성했다고 말하지만, 그 ‘대중’에는 누가 포함됐고, 누가 제외됐을까.

 

 

©Rebecca J Michels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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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단, 부두의 길이가 700피트 이하, 총 면적이 15만 평방 피트 이하여야 하며, 철제 아치를 비롯한 역사적 요소가 포함되어야 한다는 조건에 한해 재건축이 가능하다. 

2 베리 딜러와 다이앤 본 퍼스텐버그 부부는 하이라인 공원의 기부자 중 가장 많은 금액을 기부한 고액 기부자들 중 한 명이다. 

3  시티 클럽 오브 뉴욕의 소송비는 또 다른 갑부이자 허드슨강 공원 신탁의 전 이사였던 더글러스 더스트가 댔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Charles V. Bagli, “Clash of Titans? Opponents of Pier 55 Have Secret Backer, Media Mogul Says”, New York Times, 4 Sep. 2016, https://www.nytimes.com/2016/09/05/nyregion/pier-55-park-chelsea-barry-diller-douglas-durst.html, accessed 10 Oct. 2024.)​ 

월간 「SPACE(공간)」 684호(2024년 11월호) 지면에서 더 많은 자료를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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