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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제전 | 코멘트: 토신 오시노워, 리에네 야콥소네, 이동욱, 프랑코 만쿠조, 동공, 이치훈, 오웬 홉킨스, 제렌 에르뎀, 빌게 칼파

사진
최진보(별도표기 외)
자료제공
베니스비엔날레 재단(별도표기 외)
진행
박지윤 기자

「SPACE(공간)」 2025년 7월호 (통권 692호) 

 

©Jacopo Salvi 

©Andrea Avezzù 

 

<지성: 자연적. 인공적. 집단적.>: 2025 베니스비엔날레 | 주제전

총감독 카를로 라티가 제시한 주제나 전시 구성 방식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토신 오시노워 오시노워 스튜디오 대표

카를로 라티의 혁신에 대한 이해, 이에 기반한 포용적인 기획 방식이 신선했다. 테크놀로지 영역에 기반을 가진 라티가 하이테크를 통한 해결책에만 의존하지 않고 더 넓은 관점을 제시했다는 점이 인상적이다. 그가 제시한 개념적 틀인 ‘지성: 자연적. 인공적. 집단적.’은 고대의 지식 체계와 시민 주도의 실천까지 포괄할 수 있는 장을 마련한다. 기후 위기에 대한 이처럼 다채로운 접근은 아주 드물게 낙관적인 감각을 일으킨다. 기술 중심의 해결책만 제시하기보다 생태적, 기술적, 공동체적 힘의 상호 연결성을 인정하고 있다. 당면한 문제에 뚜렷한 해답이 보이지 않는 이 시대에, 희망차고도 필수적인 관점이다.

 

리에네 야콥소네 라트비아관 큐레이터

라티가 큐레이터로 발표됐을 때, 신기술에 초점을 맞출 것이라 예상했다. 실제로 일부 새로운 기술에 초점을 맞추기도 했지만, 많은 작업들이 동시대 조건에 기반한 로테크나 토착적 해결책을 제시하고 있어 기분 좋게 놀랐다. 현재 인공지능은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데 이에 비평적인 관점도 필요하다는 것을 인정하면서, 인간뿐 아니라 식물, 자연 등 자연적 지능을 함께 다룬 점이 좋았다. 

 

제임스 테일러-포스터, ‘제19회 베니스 건축 비엔날레, “지성: 자연적. 인공적. 집단적.”’, 이-플럭스 비평, 2025년 5월 23일

“큐레토리얼 방식이 더 이상 유효하지 않을 때, 전시장 설계는 그 이면의 내러티브를 명확히 드러낼 수 있다. 이번 전시의 ‘데이터’를 지탱하는 시노그래피는, 소금기로 부식되고 허물어져 가는 아르세날레의 벽돌 구조를 매끈하고 절제된 기둥 형상의 개입으로 덧입히는, 일련의 프로파일 시스템으로 구성됐다. 이 구조물에는 혹처럼 울퉁불퉁한 돌출부도 달려있다. 시노그래피를 맡은 sub는 이를 ‘거대한 프랙털 유기체’라고 묘사했다. 이 생명체 같은 구조물은 전시의 압도감에 일정 부분 가담하지만, 큐레토리얼 프레임워크가 요구하는 거의 탈진에 가까운 강도를 완화하는 데에도 기여한다.”

 

©Andrea Avezzù 

©Luca Capuano 

 

주제전에서 가장 흥미로웠던 작업은 무엇인가?

 

이치훈 건축사사무소 에스오에이 파트너

토신 오시노워, ‘대안적 어바니즘: 라고스의 자기조직화된 시장’

나이지리아 라고스의 자생적 시장 구조를 통해 비공식 도시의 생명력을 조명하는 작업이다. 중고 부품, 의류, 전자기기를 순환·재가공하는 세 시장을 통해, 지역공동체의 집단 지성과 지속 가능한 생태계가 제도 밖에서 작동하는 방식을 보여준다. 이는 중앙집중적 도시계획의 한계를 비판하며, 탈중심적이고 회복력 있는 도시 모델의 가능성을 제시한다.

 

오웬 홉킨스 영국관 공동 큐레이터

빌게 코바스 등, ‘이용약관’

거의 모든 비엔날레 리뷰가 지적했듯, 아르세날레의 작업들은 지나치게 밀도 높게 배치돼 그 흐름을 따라가기가 매우 어려웠다. 어쩌면 이러한 이유로, 내게 가장 인상 깊었던 작업은 바로 가장 처음에 마주한 ‘이용약관’이었다. 작품은 전시 공간을 마치 에어컨의 숲처럼 변모시켰는데, 수많은 에어컨이 거울과 검은 기름처럼 보이는 넓은 수면에 반사되어 강렬한 시각적 인상을 만들었다. 그리고 이 에어컨은 실내를 냉각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폐열을 실내로 배출하고 있었다. 이는 짓는 행위가 지구에 야기하는 부정적인 영향을 감각적이고 강렬한 우화로 드러낸다.

 

이동욱 IVAAIU 시티 디렉터

마르티나 디트리히 등, ‘재료의 재구성’

인류세(Anthropocene)의 시대적 맥락을 섬세하게 반영한 작업으로, 인간 활동이 지질학적 층위에까지 영향을 미친 지금, 건축 재료와 폐기물의 순환성을 다시 사유할 기회를 제공한다. 특히 폐기된 자재들이 새로운 물질적 조합과 서사로 재탄생하는 과정을 통해, 건축이 단지 공간을 짓는 행위가 아니라 지구환경과의 관계를 다시 매개하는 존재임을 보여준다. 물질의 기억을 되살리고, 인간 중심의 개발 논리를 반성하게 만드는 이 작업은 인류세를 살아가는 건축가에게 주어진 윤리적 책임과 창의적 대응을 제시한다.

 

 

월간 「SPACE(공간)」 692호(2025년 07월호) 지면에서 더 많은 자료를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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