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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물 없애기, 그 너머를 그리다: 데이비드 기슨, 리처드 도허티

자료제공
국립현대미술관
진행
김보경 기자

「SPACE(공간)」 2025년 8월호 (통권 693호) 

 

 

‘농인공간: 이중 원형’ 설치 전경. 관람객은 반투명한 벽과 거울로 인해 사람과 마주하지 않고도 시각적으로 소통할 수 있다. 

 

배리어 프리, 유니버설 디자인. ‘장애와 건축’ 하면 떠오르는 정책들이다. 이마저도 민간 부분에서는 잘 적용되지 않고, 장애인들의 삶에서는 체감하기 어려워 제도의 개선과 강화가 필요한 형편이다. 하지만 제도 정비만으로 충분할까? 휠체어 사용자인 건축학자 데이비드 기슨과 농인 건축가 리처드 도허티는 아니라고 답한다. 설계 과정에서 사후적으로 적용되는 제도를 통해 장애인을 ‘위한’ 건축을 만드는 것이 아닌, 설계 초기 그 이전의 담론에서부터 장애인의 관점을 담아야 한다고 말한다. 물리적 접근성 개선 이외에 어떤 것을 할 수 있을까? 장애인의 관점이 담긴 건축은 어떤 모습일까? 이들이 국립현대미술관 서울에서 개최된 〈기울인 몸들: 서로의 취약함이 만날 때〉에서 선보인 제안과 그 안에 담긴 이야기를 통해 알아보자. 

 

 

인터뷰 데이비드 기슨 예일대학교 교수, 리처드 도허티 리처드 린든 디자인 디렉터 × 김보경 기자 

 

 

김보경(김): 〈기울인 몸들: 서로의 취약함이 만날 때〉에 선보인 작업을 간단히 소개해 달라.

데이비드 기슨(기슨): 우리 팀은 캘리포니아 버클리의 한 동네를 위한 제안, ‘블록 파티: 자립생활에서 장애 공동체에 이르기까지’를 전시했다. 이 프로젝트는 장애와 주거 정의의 관점에서 하나의 블록을 새롭게 상상한다. 여기서 주거 정의는 공공, 개인 공간의 사용과 소유에 있어 보다 광범위한 평등을 요구하는 정치적 체계를 말한다. 

리처드 도허티(도허티): 전시에서 선보인 제안은 장애인의 체화된 지식과 경험을 중심으로 ‘다름’이라는 서사를 디자인 과정에 창의적이고 생산적인 동력으로 활용한다. 사람들 간의 연결을 우선시하는 디자인 원칙을 채택함으로써, 장애를 결핍이 아닌 하나의 장점, 즉 다르면서도 놀라운 존재 방식으로 바라보는 급진적인 관점의 전환을 제안하고자 한다. ‘농인공간: 이중 원형’은 농인이 공간을 점유하고 탐색하는 다양한 방식을 반영한 ‘데프스페이스’ 디자인 원칙을 구현한 농인 가족의 집을 은유적으로 표현한다. 두 개의 동심원 구조 중 바깥 원은 전시장 외부(청인 세계)와 보다 신성한 내부 공간(농인 세계) 사이를 잇는 경계의 문지방, 즉 과도기적 통로 역할을 한다. 또 설치물 중심에 있는 색색의 다섯 개 원기둥 요소는 일종의 사회적 인프라다. 방문객이 손으로 자유롭게 수어를 사용할 수 있도록 개인 소지품을 내려놓을 공간을 제공한다. 미술관 입구 계단에 설치한 ‘농인공간: 입을 맞추는 의자’는 대면 소통이 감소하는 지금의 디지털 시대에, 대화에서 눈맞춤이 중심이 되기에 시각적이고 아날로그를 지향하는 농인 문화를 떠올리게 하려는 의도를 담고 있다. 이는 낯선 이들이 서로 마주 보며 소통하도록 유도할 뿐 아니라,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계단이 아닌 경사로를 통해 박물관에 진입하도록 유도해 모두에게 보다 공평한 접근 방식을 제안한다.

 

‘농인공간: 입을 맞추는 의자’ 설치 전경 

 

김: 데프스페이스란 무엇이며, 이번 전시에서 선보인 ‘농인공간: 이중 원형’에는 어떻게 반영돼 있나?

도허티: 데프스페이스는 2005년, 세계에서 유일하게 농난청인 학생을 위해 설계된 갈로뎃대학교에서 공식적으로 문서화한 가이드라인으로, 기능이나 형태보다도 건축환경에서 체화된 경험과 감각적 지각을 우선시하는 건축설계 방식이다. 개인이 공간을 어떻게 경험하고 상호작용하는지에 집중하며 빛, 재료, 질감 등을 통해 형성되는 정서적이고 본능적인 연결을 강조하며, 인간의 존재감이 가득하고 의미 있는 만남과 연결이 일어나는 공간을 만들고자 한다. ‘원형 공간’에서 전이 공간(바깥 원)은 정체성과 차이 그리고 이중성—과거와 현재, 포용과 배제, 내부와 외부—을 탐구하는 장으로서 특히 흥미롭다. 반투명한 벽과 거울은 어느 방향에서든 시각적으로 완전히 연결된 상태를 제공하며, 흐린 경계를 물리적으로 구현한다. 이러한 시각적 접근성은 농인 문화에서 소통과 포용의 핵심이 되는 중요한 특성 중 하나다. 데프스페이스는 처음 농난청인 커뮤니티를 염두에 두고 구상됐지만, 점차 일반적인 도시 디자인 분야에서도 모범적 사례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데프스페이스 원칙을 따른 환경은 사람들 간의 연결을 촉진하고, 접근성을 향상시키며, 궁극적으로 더 많은 이들을 서로 가까이 잇는 역할을 한다.

 

김: 오랫동안 실제 건축에 데프스페이스 원칙을 반영하는 데 앞장서 왔다. 실제 건축 작업에서는 어떻게 데프스페이스 원칙을 반영해 설계하는지 그리고 원칙을 적용하는 데 어려움은 없었는지 궁금하다.

도허티: 최근 작업으로는 히스랜드 농학교(2024)가 있다. 데프스페이스의 핵심적 접근 방식 중 하나는 설계 초기 단계부터 사용자의 참여를 우선해야 한다는 것이다. 클라이언트 팀은 설계 초기 단계에 과도한 시간과 자원을 투입해야 하는 것이 아닌지 망설였으나, 설계 과정에서 실질적인 성과가 나타나자 이러한 접근 방식을 적극적으로 지지하기 시작했다. 우리는 본격적인 설계에 앞서, 학교 구성원의 필요와 행동 양식을 이해하기 위해 교직원과 학생이 참여하는 워크숍을 진행했다. 히스랜드 농학교 학생 대다수는 시각적, 신경학적 차이 등의 추가적인 감각적 요구를 지니고 있었기에 새 건물은 다양한 감각 경험의 스펙트럼을 포용할 수 있도록 설계돼야 했다. 이에 우리는 다음의 현상학적 접근 방식을 채택했다. 여러 방향에서 확산광을 들여 눈부심과 대비를 최소화 할 것. 배경 소음을 줄여주는 자연 환기 열 회수(NVHR) 시스템을 도입할 것. 다양한 피부색이 잘 보이는 벽 색상을 선택할 것. 모든 학생들이 서로를 볼 수 있고, 뒤에 앉은 이들이 고립되지 않도록 교실 배치를 말굽 형태로 계획할 것. 자발적인 상호작용과 소속감을 유도하는 전이 공간을 조성할 것. 이외에도 우리는 갈로뎃대학교에서 포용적 디자인을 구현할 캠퍼스 마스터플랜부터 가구 선택까지 다양한 규모의 프로젝트를 주도하고 있다. 심지어 캠퍼스 밖의 프로젝트도 있는데, 일례로 워싱턴 D.C. 인근의 노마 지역에서 공공 공간 설계에 데프스페이스 원칙을 통합한 민간 개발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블록 파티: 자립생활에서 장애 공동체에 이르기까지’의 일환으로 제작된 촉각 모형. 시각장애인 팀원과 협업으로 만들었다. 전시 관람객이 이 프로젝트의 건축적, 도시적 전략을 이해하도록 돕는 또 다른 수단이 된다. 

 

‘농인공간: 이중 원형’ 내부 

 

김: 전시에서 선보인 ‘블록 파티’는 저서 『The Architecture of Disability(장애의 건축)』(2022)에서 언급한 ‘장애의 도시화’ 개념과 연관이 깊다. 장애의 도시화란 무엇이며, 이 프로젝트에는 어떻게 적용됐나? 

기슨: 『장애의 건축』은 ‘블록 파티’를 완성한 지 몇 년이 지난 후에 출간되었기 때문에, 그 개념을 보다 심층적으로 다루고 있다. ‘장애의 도시화’는 도시 개발과 도시 전체를 장애의 관점에서 새롭게 상상해보려는 접근 방식을 의미한다. 오늘날 많은 도시들은 순환체계, 개발, 기념성, 그리고 가시성 등 근대 개념들을 중심으로 구축되어 있고, 나는 이를 비판적 시각으로 바라본다. 이러한 근대 도시 개념에서 비롯된 특성들이 없는 도시는 어떨지, 그런 도시는 장애를 갖고 살아가는 주민들에게 어떻게 이로울 수 있을지 탐구한다. 다시 말해, 비이동성, 정지 상태, 차폐와 같은 개념이 미래 도시 경험을 설계하고 건축할 때 어떻게 긍정적 가치로 전환될 수 있을지를 상상하는 것이다. 다가오는 시카고 건축 비엔날레를 위해 팀을 꾸려 이 주제를 탐구하는 중이다. 

 

김: ‘블록 파티’에서 중요한 또 다른 핵심 개념은 ‘자산에 관한 장애 비평’이다.

기슨: 자산에 대한 장애 비평 또한 장애인 운동의 기존 강조점인 ‘물리적 공간의 접근성 향상’에서 벗어난다. 역사적으로 미국의 건축은 자산 개념을 형성하고 그것에 형태를 부여해왔다. 나는 자산에 내재된 두 가지 속성, 즉 배제하거나 개선할 수 있는 소유주의 권리가 장애인들을 고립시키고 공간을 본질적으로 접근 불가능하게 만드는 경향에 관해 연구하고 있다. 미국에서 부동산의 이 성질은 최소 두 가지 방향으로 작용한다. 첫째, 부동산 자산은 소유주를 제외한 모든 이들의 신체 활동에 제한을 가한다. 무엇보다도, 무단 침입에 대항할 권리를 떠올려보라. 둘째, 미국에서는 개인이 계속 자산을 소유하고 통제 권한을 유지하려면 자신의 능력을 지속적으로 증명해야 한다. 만약 정신적 또는 신체적으로 무능하다고 판단되면 스스로의 몸을 포함해 자신의 재산에 대한 소유권과 결정권을 유지하기 어려워진다. 내가 알기로 자산 문제를 장애 비평의 방법으로 탐구하는 사람은 현재 내가 유일하지만, 앞으로 이 개념을 다른 이들과 함께 더 발전시켜 나가고자 한다.

 

‘블록 파티’ 프로젝트 팀이 사유재산권, 도시 순환 구조, 주거, 커뮤니티 공간을 어떻게 새롭게 상상했는지 보여주는 사우스 버클리 프린스 스트리트 블록 모형. 자주색 펠트는 팀이 제안한 접근 가능한 보행 경로 ‘미엔더(The Meander)’를 표현한다. ‘미엔더’는 개별 사유지 후면의 여유 공간을 빌려 무장애(accessible) 슬로우 스트리트(보행자 통행만 허용하는 도로)를 새롭게 만들자는 제안이다. 사진에 보이는 흰색 모형은 기존 블록 내에서 더욱 실용적이고 상호 연결된 생활을 가능하게 하는 매트 빌딩 제안이다. 팀은 본래 고안된 매트 빌딩의 내부가 고립감을 줄 수 있다며, 새로운 매트 빌딩을 제안했다. (매트 빌딩은 장애인을 위해 고안된 낮고 넓은 건물을 말한다.)​

 

‘블록 파티’ 팀의 제안을 설명하는 드로잉. 엘리베이터 설치가 의무사항이 아닌 소규모 건물 두 채 이상을 연결하는 엘리베이터와 브리지를 설치하도록, 도시가 건물주를 장려해야 한다는 제안을 담고 있다. 

 

김: 당신은 장애 당사자로서 건축에서 장애가 ‘접근성’ 중심으로만 논의되는 현실을 비판적으로 바라본다. 이러한 관점이 지닌 한계는 무엇이며, 이를 넘어 장애와 건축을 어떻게 새롭게 이해하고 실천할 수 있을까?

기슨: 앞서 근대 개념들을 중심으로 구축된 도시를 비판적으로 바라본다고 했는데, 접근성 향상은 오히려 이러한 근대 개념을 충실하게 반영하고 있다. 또 보편적 접근성에 대한 요구는 1970년대 말에서 1980년대 초, 미국의 장애인 운동가 에드 로버츠가 몇몇 사람들과 함께 설립한 세계장애연구소가 전파한 버클리 스타일 세계 장애 권리운동에 기반한 것이다. 이들은 반시설주의적 관점을 바탕으로 개인의 자립과 접근성을 강조했다. 하지만 나는 개인의 자립과 접근성이라는 단일한 접근법이 아닌 다방면에서의 접근 방식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로버츠가 일본에서 그의 관점에 대해 발표했을 때 일본 장애인 단체인 푸른잔디회는 그를 식민지 시대 선교사에 비유하며 비판했다. 그들은 일본의 장애인 운동이 미국과는 다른 도시 정치를 발전시켜야 한다고 믿었다. 로버츠의 관점과는 반대로, 장애인이 스스로 운영하고 관리하는 12명 이하 소규모 시설이라면 장애인 시설화도 괜찮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지금까지 내가 제시한 여러 예시들이 ‘접근성’이란 단일한 관점을 떠나 어떻게 이해할 수 있을지를 설명하고 있지만 하나를 더 추가해보겠다. 나는 건축을 넘어 건설에 있어서도 건설 현장에서의 노동이 이처럼 육체적으로 고된 작업이 되지 않도록 하기 위한 방법들을 모색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를 위해 우리가 건물을 짓는 방식 자체를 다시 고찰하고, 일부 건축가들이 선호하는 고강도의 건설 시스템의 미학을 재해석하며, 건설이라는 직업을 덜 육체적이고 덜 위험한 직업으로 상상할 수 있는 다양한 접근이 필요하다.

도허티: 모든 공간은 고유의 서사를 가져야 한다. 그러나 장애인 건축가로서 종종 건축계가 접근성을 관료적인 체크리스트 수준으로 축소하고, 포용성을 설계 과정의 필수 요소가 아닌 사후적 고려 사항으로 다루는 현실을 목격해왔다. 이에 반해 데프스페이스 원칙은 공감, 공간의 점유 방식, 미학에 대한 고려를 설계 초기부터 통합하여, 근본적으로 인간 중심적인 철학을 제시한다. 데프스페이스 원칙을 적용함으로써 건축가는 전통적인 ‘건축적 순수성’의 이상에 그리고 기존의 건축 교육과 실무 관행에 도전한다. 이러한 방식을 통해 ‘접근성’ 관점에만 머무르지 않고, 더 풍부하고 몰입감 있는 감각적 경험을 창출하는 디자인을 재구상할 수 있다. 보다 포용적이고 회복력 있는 건축환경을 위해 우리는 다양성과 차이의 가치에 대한 인식을 더욱 확산시켜야 한다. 예를 들어 갈로뎃대학교는 ‘농을 얻음(Deaf Gain)’이라는 문화적 전환점의 중심에 있다. 청각장애를 결핍이 아닌, 사회에 독특한 인지적, 창의적, 문화적 기여를 가능하게 하는 하나의 자산으로 바라보자는 것이다. 이는 곧 획일성보다 차이를 중시하는 관점이다. 아일랜드의 감자 대기근에서 알 수 있듯 생물 다양성은 건강한 생태계를 위해 필수적이다. 생태계뿐 아니라 인간 사회의 활력 또한 다양한 문화, 언어, 신체, 사고방식의 존재에 의해 유지된다. 장애와 같이 종종 생물학적 한계로 간주되는 요소는, 실상 단일문화적 획일성의 위험으로부터 사회를 보호하는 사회적, 창의적 자산이 될 수 있다.

 

〈기울인 몸들: 서로의 취약함이 만날 때〉 전시 연계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국립현대미술관 서울, 서울박스에서 발표 중인 리처드 도허티 

 

히스랜드 농학교(2024) ©Rachel Ferriman​

 

김: 접근성을 넘어선 장애와 건축 담론이 활성화되기 위해서는 더 많은 장애인 당사자 건축가가 필요할 것이다. 이를 위해 건축 교육이 어떻게 달라져야 한다고 생각하나?

도허티: 장애인을 포함해 과소 대표된 소수자 집단이 건축과 건설 분야에 더 많이 진입하고 대표성을 가질 수 있도록 패러다임의 전환이 필요하다. 다양한 소수 집단의 대표성은 보다 풍부한 인간 경험과 관점을 끌어낸다. 다양한 필요와 배경을 지닌 이들이 설계 과정에 참여할 때, 이들의 고유한 통찰이 그 결과물에 의미 있게 반영될 수 있다. 그 출발점은 건축 교육 기관이어야 한다. 현재의 제도적, 교육적 장벽은 능력 있고 재능 있는 많은 장애인 디자이너들이 이 분야에 진입하고 성장하는 것을 가로막고 있다. 나는 운이 좋게도 적절한 지원을 받을 수 있었기에 건축 교육을 마칠 수 있었지만, 많은 농인 동료들은 이 정도 수준의 교육 기회를 보장받지 못했다. 내가 알고 있는 농인 정체성을 가진 건축가는 손에 꼽을 정도인데, 매우 시각적인 언어로 소통하는 농인의 특성을 생각할 때 이해하기 어려운 일이다. 건축 역시 본질적으로 시각적인 언어를 사용하는 분야다. 나는 오히려, 건축 개념을 표현하는 데 있어 구어보다 수어가 더 적합할 수 있다고 여러 차례 주장해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농인은 청인들과 동등한 기회나 대표성을 거의 보장받지 못하고 있다. 갈로뎃대학교는 성취 격차를 해소하는 데 독보적인 위치에 있다. 이러한 사명의 일환으로, 최근 첫 인간 중심 디자인 과정을 개설했고, 학생들이 실제 프로젝트에 참여하기도 하며 큰 성과를 거두고 있다.

기슨: 그렇다. 우리는 학교에서부터 시작해야 한다. 업계와 학계에 과도하게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 미국의 소위 명문 건축학교들 대부분은 장애 학생들에게 부분적으로만 열려 있다. 나는 이 학교들에 학생으로서, 교수로서 많이 다녀보았기에 이러한 현실을 직접 확인한 바 있다. 우리는 학생들의 필요와 역량에 더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는 교육 방식과 훈련 방식을 개발해야 한다. 내가 교직 생활을 시작한지 얼마 되지 않았을 때, 혼자서든 또는 타인과 함께든 임신하고 아이를 키우고자 했던 많은 여성들이 건축계의 전문 직업 문화를 상당히 많이 변화시켰다. 장애인들도 이러한 흐름을 이어받아 자신들의 필요에 맞는 전문 환경의 변화를 요구할 수 있을 것이다.

 

‘블록 파티’ 설치 전경 

월간 「SPACE(공간)」 693호(2025년 08월호) 지면에서 더 많은 자료를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 SPACE, 스페이스, 공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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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비드 기슨
데이비드 기슨은 건축 역사가이자 건축 이론 및 비평 분야의 저술가로, 예일대학교 건축대학원의 교수이자 박사과정 프로그램 책임자다. 그의 연구는 근대 그리고 후기 근대 건축과 디자인에 내재된 생리학적, 환경적 개념을 탐구한다. 『The Architecture of Disability: Buildings, Cities and Landscapes Beyond Access(장애의 건축: 접근을 넘어선 건물, 도시, 그리고 풍경)』(2023)를 비롯해 수많은 에세이를 저술했고, 공동 건축·도시계획 제안서, ‘블록 파티’(아이린 챙, 브렛 스나이더 등과 협업)와 같은 디자인 프로젝트를 수행했다.
리처드 도허티
리처드 도허티는 워싱턴 D.C.에 위치한 갈로뎃대학교의 건축시설 총괄이사로 재직 중이다. 또한 유럽과 미국을 중심으로 농인/장애 예술가, 건축가들과 협업하는 학제간 콜렉티브, 리처드 린든 디자인의 디렉터이기도 하다. 이전에는 홀 맥나이트 아키텍트의 어소시에이트 건축가로 공공, 민간 부문을 아우르며 17년 이상 재직했다. 그동안 여러 수상 프로젝트의 책임 건축가로 활동했는데, 특히 벨파스트의 트랜스포트 허브(2019)로 2019년 북아일랜드 왕립건축가협회(RSUA)의 올해의 프로젝트 아키텍트상을 수상했다. 현재 그는 갈로뎃대학교에서 인간 중심 디자인 과정을 이끌며 활발한 연구 활동을 병행하고 있다. 최근에는 웨일스에서 열린 유럽 정신건강 및 청각 장애인 협회(ESMHD) 학회에서 데프스페이스를 주제로 한 논문을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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