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ACE(공간)」 2025년 12월호 (통권 697호)
2025년 건축계, 그리고 구보건축
벌써 열두 번째 잡지를 만들고 있다. 12.3 계엄 사태에 이어진 불확실한 시간을 건축계 역시 매섭게 겪으며 2025년을 보냈다. 새로운 페이지를 펴기 전, 열두 권의 「SPACE(공간)」을 되돌아보며 책과 책 사이, 페이지와 페이지 사이에 드러나는 우리 건축계의 단면도 읽어보자.
오류가 더 진실 같은 현실 속, 김광수(스튜디오 케이웍스)는 ‘엇-’이라는 접두사로 근작을 갈무리하며 새해의 문을 열었다. 1월호 프레임에서 신자유주의 체제 속 건축이, 건축가가 위기와 곤경에 처해있다고 진단하기도 했던 김광수와 작가 이종건은 지면에서 못다 한 이야기를 독자들과 대면해 풀어냈다. 2월 15일 이건하우스에서 진행된 토크 ‘건축의 가능성: 매너리즘 혹은 아나키즘’은 유튜브 채널(SPACE Magazine)에서 다시 확인할 수 있다.
2월호에서는 ‘지금 초읽기작이 말하는 것’이란 제목으로 젊은 건축가들의 작업과 날 것 그대로의 생각에 주목했다. 전재우(하이퍼스팬드럴), 오연주, 정해욱(미드데이), 현승훈(다랑쉬 건축사사무소), 신재희(재희 신 MSc Arch ETH SIA), 이다미(건축사사무소 플로라앤파우나), 이렇게 다섯 건축가 팀과의 대화에 서재원(에이오에이 아키텍츠 건축사사무소), 손종남(오피스툴 건축사사무소), 송률(수파 슈바이처 송 건축사무소)이 나섰다.
3월호에서는 김동진(홍익대학교)+로디자인의 근린생활시설에 주목했다. 특히 최근 다양한 문화적 토대를 가진 젊은 집단이 거리를 변화시키는 흐름 속 동네를 만드는 ‘근생’에 대해 함께 고민해보는 지면이었다. 4월호에서는 자연스러운 멋이 한층 무르익은 정재헌(경희대학교)의 카페 작업들을 소개했다.
올해는 해외 건축가에게 주목한 특집도 기획했다. 5월호에서는 중국 근현대사를 관통해온 건축가 장융허를 정인하(한양대학교)가 인터뷰했고, 6월호에서는 튀르키예의 동시대 건축을 살펴보는 지면을 마련했다. ‘지금, 튀르키예 건축’ 특집은 아시아 건축과 도시의 정체성을 고민하며 세계 건축계와 소통을 지향하는 ‘서울대-목천 강연’ 기획에서 출발했는데, 더욱 풍부한 내용을 담은 단행본 서울대-목천 강연 03 『EAA SO?』가 12월 공간서가에서 발간될 예정이다.
장장 6개월의 전시를 마무리한 2025 베니스비엔날레의 리뷰는 7월호에서 특집으로 전했다. 국가관과 주제전뿐만 아니라 「SPACE」 편집부가 아카이브북 『베니스비엔날레 국제건축전 한국관 1996~2025』 출간과 함께 심혈을 기울여 준비한 국제포럼 ‘비전과 유산: 베니스비엔날레 한국관 30년’(한국문화예술위원회 주최) 소식도 함께 담았다.
올해도 리노베이션에 대한 관심은 여전했다. 8월호에서는 ‘LG트윈타워, 이상도시의 꿈을 이어가다’라는 제목으로 원설계자인 SOM과 정림건축종합건축사사무소의 설계로 리모델링을 마친 LG트윈타워를 둘러싼 논의를 펼쳤다. 9월호는 군산으로 향했다. 손진(이손건축)이 리모델링한 프로젝트 리터닝 군산을 매개로 “짬뽕주의적 가치가 우선하는” 도시 군산의 서사를 살폈다.
10월호와 11월호는 각각 구조 실험에 몰두하는 김재경(한양대학교)+JK-AR의 작업과 이용주건축스튜디오의 컴퓨테이셔널 디자인 작업을 소개하며 새로운 건축의 가능성을 탐색했다.
그리고 12월호는 개소 10주년을 맞이한 구보건축(조윤희)과 홍지학(충남대학교)의 근작—신트리공원 통합 실내놀이터, 일죽목욕탕, 슬로우 클레이 스튜디오, 아우리움—을 소개한다. 긴 대담으로 이뤄진 이번 프레임은 조윤희와 홍지학이 각각 롤모델로 꼽은 이소진(건축사사무소 리옹)과 이중원(성균관대학교)이 함께 했다. 답사와 대화가 이어지는 가운데 조윤희와 홍지학은 자주 “민폐를 끼치면 안 된다”는 말을 했다. ‘민폐’란 민간(民間), 즉 일반 백성들 사이에 끼치는 폐해를 뜻한다. 반듯한 이미지의 이 두 건축가의 태도와 건축을 꽤 잘 드러내는 표현이다. “우리 건물이 시각적 공해가 되지 않았으면 했다. 건물 하나가 세상에 태어날 때 재료, 디테일만이 아니라 잘 정돈된 비례를 갖춘 모습으로 나와야 도시 안에서 수십 년 동안 호흡할 수 있지 않겠나. 시각적으로 안정돼서 거슬리지 않는 기본을 갖추는 것이 중요하다.”(조윤희) 지난 몇 년 사이 양적으로도 질적으로도 눈에 띄는 확장성을 보여준 이 두 건축가의 다음 10년이, 그리고 그들이 채워갈 민폐 끼치지 않는 도시적 건축물들이 일으킬 변화가 기대된다.
편집장 김정은
「SPACE(공간)」 2025년 12월호 (통권 697호) 목차
004 EDITORIAL
006 NEWS
020 FRAME
현실을 끌어안는 조정자: 구보건축 + 홍지학
A Mediator Embracing Reality: GUBO Architects + Hong Jihak
022 FRAME: DIALOGUE
구보의 건축을 설명하는 언어들_ 조윤희 × 홍지학 × 이소진 × 이중원 × 김정은 × 방유경
The Languages Describing GUBO Architects_ Cho Yoonhee × Hong Jihak × Lee Sojin × Lee Joongwon × Kim Jeoungeun × Bang Yukyung
056 FRAME: DATA & DRAWING
신트리공원 통합 실내놀이터, 일죽목욕탕, 슬로우 클레이 스튜디오, 아우리움
Sinteuri Park Indoor Playground, Bathhouse Iljuk, Slow Clay Studio, Aurium
064 PROJECT
가스미가우라호 동물과 모두를 위한 집 - 다카하시 잇페이 건축사무소
Kasumigaura Lake Community Place – TAKAHASHI IPPEI OFFICE
074 PROJECT
패시브 하우스 - 마레이니스 아르키테투라
Passive House – Mareines Arquitetura
084 PROJECT
갱고반지하 - 이소우건축사사무소
GAENGGO BANJIHA – eSou Architects
094 PROJECT
집합주택 S - 오헤제 건축
Collective House S – o.heje architecture
104 CROSS CRITIQUE
여기에는 다양한 감정이 있다:
나머지 유산 - 정이삭 + 에이코랩건축사사무소 vs. 개드립벽 - 하이퍼스팬드럴_ 정이삭 × 전재우 × 박지윤
This Prompts a Range of Emotions:
Residual Heritage – Chung Isak + a.co.lab architects vs. Punchline Wall – HYPERSPANDREL_ Chung Isak × Chon Jaewoo × Park Jiyoun
112 LIFE
동시대 전시의 새로운 문법, 텍스트 너머의 텍스트: 수건과 화환_ 이예현 × 김혜린
The New Grammar Guiding Contemporary Exhibitions, and Texts Beyond Text: Wreath and Towel_ Lee Yehyun × Kim Hyerin
118 REPORT
구가도시건축, 우리 삶의 보편을 찾아온 25년: 〈픽션 논 픽션〉_ 김보경
25 Years of guga urban architecture and the Search for Everyday Universality: ‘fiction non fiction’_ Kim Bokyoung
122 REPORT
10m의 현무암 벽이 허물어지다: 서귀포 관광극장_ 강정윤
A Ten-Metre Basalt Wall Falls: Seogwipo Tourist Theater_ Kang Jungyoon
126 RELAY INTERVIEW: I AM AN ARCHITECT
오래된 장소의 미래를 재생하는_ 이의중 × 김혜린
Regenerating the Future of Old Places_ Lee Euijung × Kim Hyerin
▲ SPACE, 스페이스, 공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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