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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세스를 설계하다: 갈래마당 | 이용주건축스튜디오

글
이용주
사진
이용주건축스튜디오 (별도표기 외)
자료제공
이용주건축스튜디오
진행
박지윤 기자
background

「SPACE(공간)」 2025년 11월호 (통권 696호) 

 

 

 

도심의 옥상정원에 설치된 대형 공공 가구인 갈래마당(2025)은 중심에서부터 분화하며 확산되는 곡선적 구조로, 공공 공간에서의 새로운 패턴 실험이다. 중심의 원형 구조물은 중심성을 강조하는 장치로 기능하며, 그곳에서 분화된 곡선들은 일정한 규칙 속에서 변주하며 확장된다. 이러한 곡선 패턴은 영국 수학자 앨런 튜링이 제시한 반응-확산계(reaction–diffusion system)를 기반으로 한다. 간단한 화학반응과 확산 과정의 결합을 수학적으로 모델링한 이 이론은 동물의 무늬나 식물의 성장 패턴처럼 질서 있는 형태가 자발적으로 형성되는 원리를 설명한다. 갈래마당은 이러한 원리를 알고리즘으로 변환해 곡선의 흐름과 간격, 높낮이를 조율함으로써, 임의적 조형이 아니라 자기조직화의 산물을 제시한다. 

 

 

   

 

특히 중심의 원형 캐노피는 공간의 성격을 재구성할 뿐만 아니라, 확산하는 패턴에 새로운 변수로 작용하여 두 가지 요소가 엮이는 효과를 만들어낸다. 스테인리스 스틸 마감의 표면은 바닥의 패턴을 반사하여 상부와 하부, 자연과 인공, 실제와 반영을 교차시킨다. 캐노피는 단순한 차양을 넘어 공간적 반응을 유도하는 매개체로 작동한다. 구조적으로는 금속 프레임과 백색의 규화목 데크가 결합되어 있다. 백색 마감은 주변의 녹지와 강변 풍경 속에서 선명한 대비를 이루며, 곡선의 흐름을 더욱 뚜렷하게 드러낸다. 이는 단순히 시각적 효과를 넘어, 공원의 평범한 잔디와 대조를 이루면서 공간 전체를 하나의 생경한 이미지로 인식하게 만든다. 곡선은 단순히 바닥 위의 그림이 아니라, 사람의 스케일에 맞추어 다양한 높이로 솟아나며 의자, 테이블, 무대 등 기능적 가구로 전환된다. 조명은 곡선 하부에 매입되어 야간에는 내부에서 빛이 흘러나오듯 연출되며, 낮의 물리적 패턴은 밤의 빛 패턴으로 전환된다. 

 

 

  

 

 

 

 

월간 「SPACE(공간)」 696호(2025년 11월호) 지면에서 더 많은 자료를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 SPACE, 스페이스, 공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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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용주
이용주는 공간의 모든 층위에서 실험성을 추구하는 건축가다. 그는 일상에 새로운 자극을 불어넣을 수 있는 건축을 다양한 스케일과 매체로 탐구해왔다. 국립현대미술관, 뉴욕현대미술관, 베니스비엔날레 등에서 전시에 참여했으며, 대한민국 공공건축상, iF 디자인 어워드, 「아키텍처럴 레코드」의 디자인 뱅가드 등 국내외 디자인상을 다수 수상했다. 연세대학교와 컬럼비아 대학교에서 건축을 공부했으며, 현재 서울과학기술대학교 건축학부 조교수로서 로보틱 패브리케이션 스튜디오를 이끌며 연구와 창작의 경계를 넘나들고 있다. 저서로 『생각의 구축』(2024)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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