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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디토리얼] 동시대 건축에 대한 질문들

글
김정은 편집장

「SPACE(공간)」 2026년 3월호 (통권 700호)  

 

 

 

 

동시대 건축에 대한 질문들

 

세대론은 의심스러운 도구였지만 ... 곽은 ‘동시대’라는 단어에 소유권이 있다면 자신보다는 십대들의 지분이 크다는 걸 납득했다.

_ 김기태, 「보편교양」, 『두 사람의 인터내셔널』 (문학동네, 2024).

 

젊음이 언제나 새로움을 상징하지도, 새로움이 늘 진보를 의미하지도 않는다. 그럼에도 위 소설 속 한 구절에는 고개를 끄덕이게 된다. 마찬가지로, 동시대 한국 건축을 이해하기 위해서도 젊은 건축가들이 바라보는 세계를 함께 바라보아야 한다는 데는 큰 이견이 없을 것이다. 이번 3월호는 올해로 창간 60주년을 맞은 「SPACE(공간)」가 700번째로 세상에 내놓는 호다. 지난 700권의 잡지에는 동시대를 이해할 수 있는 단서들이, 아직 꿰어지지 않은 구슬처럼 흩어져 있다. 이 수많은 단서들 가운데 무엇을 추려내어 동시대를 콜라주할 것인가. 700호 기념특집 ‘ 「SPACE(공간)」로 읽는 동시대 건축’은, 처음부터 의도한 바는 아니었지만, 젊은 건축가들에게 상당한 지분을 할애하고 있다.

 

임동우(홍익대학교 교수)는 대학원생들과 함께 「SPACE」에 실린 수천 개의 프로젝트를 용도, 규모, 위치, 공법 등의 변수로 데이터화했다. 그리고 시기별로 드러나는 지표들을 해석하며 한국 현대건축의 큰 흐름을 읽어낸다. 한편 현재 활발하게 활동하는 세대에 속하는 임동우의 해석은, 은연중에 당사자의 감각에 기대어 있을 가능성도 있다. 그는 건축 교육이나 제도 변화에 주목하고, 인구구조의 변화가 소위 작가주의 건축을 대변해온 「SPACE」의 작업 분포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상관관계를 추적한다. 「SPACE」에 게재된 프로젝트들은 지난 60여 년 동안의 한국 국토개발사를 대변하는 한편, 건축계의 주류 관심사를 반영해왔다. 동시에 때로는 당시 편집부의 가치관에 따라 다른 지형을 그려내기도 했다. 데이터는 특히 2000년대 이후 한국 건축이 ‘더 작아지고, 더 흩어지고, 더 다양해’졌다는 해석으로도, 혹은 「SPACE」가 그러한 건축에 주목해왔다는 해석으로도 읽힐 수 있다. 임동우는 이러한 지표들이 미래에는 달리 해석될 수 있다는 열린 결말을 제시한다. 지금의 한국 건축계는 서너 세대가 동시에 활동하는, 유례없는 국면에 들어서 있다. 따라서 그의 관측이 젊은 건축가들에게만 국한된다고 보기는 어렵다. 다만 이러한 변화의 양상은 젊은 건축가들의 행보와 좀 더 밀접하게 맞닿아 있는 듯 보인다.

 

임동우가 통시적인 분석을 통해 동시대성에 접근했다면, 김정은은 가로지르기의 방식으로 이를 시도한다. ‘ 「SPACE(공간)」에는 어떤 작업이 실릴까’라는 제목의 글은, 7~8년 전부터 지금까지, ‘현재’라는 감각으로 수용할 수 있는 시기에 만났던 여러 작업들을 다시 호출한다. 건축의 주체, 구조, 재료와 물성, 기억과 공동성 등의 키워드를 통해 동시대 건축을 읽어내고자 한다. 동시대를 읽는다는 것은 결국 미래를 겨냥한 질문을 준비하는 일일 것이다. 이를테면, 동시대 한국 건축계의 흐름이 국제적 경향과 어떻게 만나고, 또 어떻게 멀어지는지를 살펴보는 일의 의의는, 우리가 그 흐름에 얼마나 몸을 섞고 있는가보다 그 간극이 어디에서 발생하며 그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헤아려보는 데 있지 않을까. 혹은 우리의 척박한 물적 토대와 사회적 인식은 한계인가, 아니면 고유한 특이성의 바탕인가를 묻는 일일 수도 있다. 「SPACE」는 올 한해 이러한 질문을 찾아갈 계획이고, 그 여정은 60주년 기념호인 11월호에 담길 것이다.

 

아울러, 동시대라는 지평에 균열을 내며 각자의 뾰족한 길을 내는 건축을 발굴하는 책임 또한 게을리하지 않을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 호 FRAME 섹션에서는 김남건축(공동대표 김진휴, 남호진)의 세 프로젝트―호암 카페, 인천국제공항 카고 라운지, 현대백화점 본점 발렛라운지―를 소개한다. 민현준(홍익대학교 교수)의 말을 빌리자면 언뜻 사소하고 작은 부분처럼 보이지만, 거대한 건축적 사고로 확장될 방법론을 제시하는 작업들이다.

 

편집장 김정은

 

 

 

 

 

「SPACE(공간)」 2026년 3월호 (통권 700호) 목차

 

006  FROM THE PUBLISHER

008  EDITORIAL

010  NEWS

 

026  FRAME

열린 결말의 건축: 건축사사무소 김남

 

028  FRAME: ESSAY

열린 결말_ 김진휴, 남호진

 

034  FRAME: PROJECT

호암 카페

 

042  FRAME: PROJECT

인천국제공항 카고 라운지

 

048  FRAME: PROJECT

현대백화점 본점 발렛라운지

 

054  FRAME: CRITIQUE

원점으로부터의 실험, 확장하는 언어들_ 민현준

 

060  FRAME: CRITIQUE

경관과 건축의 조응_ 배정한

 

064  PROJECT

브리지 하우스 ‐ 월메이커스

 

074  PROJECT

사유원 내 기능시설 ‐ 리베라니안드레아

 

086  PROJECT

만경교회 순교기념관 ‐ 아으베 아키텍쳐스+톤 건축사사무소

 

094  FOCUS

합정 아트플렉스 ‐ 낫낫 아키텍츠

 

098  FOCUS

뷰웍스 화성사업장 ‐ 피그건축사사무소

 

102  FEATURE

700호 기념특집: 「SPACE(공간)」로 읽는 동시대 건축

 

104  FEATURE: ESSAY

700개월 동안 더 작아지고, 더 흩어지고, 더 다양해진 한국 건축_ 임동우

 

114  FEATURE: ESSAY

「SPACE(공간)」에는 어떤 작업이 실릴까_ 김정은

 

126  RELAY INTERVIEW: I AM AN ARCHITECT

보이지 않는 수행과 내어줌 사이에서: 장원석_ 장원석 × 김혜린​ 

 

 

 

월간 「SPACE(공간)」 700호(2026년 03월호) 지면에서 더 많은 자료를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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