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ACE(공간)」 2026년 4월호 (통권 701호)
네덜란드를 기반으로 활동하는 스튜디오 오시디아나는 건축, 디자인, 조경의 경계를 넘나들며 물성과 공간에 대한 실험을 지속해왔다. 이들은 건축을 고정된 객체가 아닌 인간·비인간 등 사용자가 상호작용하며, 스스로 작동할 수 있는 존재로 바라본다. 지난 2025년 6월 6일부터 15일까지 스튜디오 오시디아나는 퐁피두센터와 그랑 팔레 알엠엔이 공동 개최한 펀 팰리스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그랑 팔레 살롱 도뇌르를 분홍빛 직물 설치물로 가득 채웠다. 이 작업은 상상 속 궁전을 연상시키는 한편, 어린 시절 이불에 몸을 숨기고 놀던 원초적인 감각을 소환한다. 그들이 구상한 ‘부드러운 궁전’의 이야기를 따라가보자.

©Erik Benjamins
인터뷰 알레산드라 코비니, 조반니 벨로티 스튜디오 오시디아나 공동대표 × 김혜린 기자
김혜린(김): 스튜디오 오시디아나는 건축, 디자인, 조경이 교차하는 지점에서 활동한다. 재료 연구와 생태학적 사고에도 관심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알레산드라 코비니, 지오반니 벨로티(코비니, 벨로티): 다양한 주제를 넘나들며 작업하지만, 우리의 여러 프로젝트를 하나로 묶어주는 공통적 요소는 행동과 주체성, 실행력이라는 감각이다. 주변 환경과 새, 식물, 어린이, 어른 등 그 안에 살고 있는 다양한 존재와 상호작용하며 스스로 움직이는 환경에 관심이 있다. 상당수의 프로젝트에서 사람들이 능동적으로 참여하도록 초대하거나, 때로는 도전하게 되는 상황을 만들어내고자 한다. 방문자는 단순히 공간을 관찰하는 데 그치지 않고, 그 안에서 수행자, 정원사, 제작자, 거주자, 혹은 관리자가 될 수 있다. 우리는 이러한 참여를 유도하는 공간에 관심을 가지고 있으며, 사람들이 다양한 방식으로 환경을 형성하고 변화시키며 거주할 수 있는 가능성을 탐구한다. 이런 맥락에서 건축이 어떻게 참여와 공존의 형태를 가능하게 하며, 나아가 소유와 소속의 개념을 어떻게 정의하는지에 초점을 맞춘다. 또한 재료와 조경, 공간 구조가 다양한 형태의 삶과 활동을 어떻게 뒷받침하여, 사용을 통해 환경이 진화하도록 만드는지를 탐구한다. 우리에게 건축은 고정된 오브제라기보다, 시간이 흐르면서 행동과 상호작용, 변형이 일어날 수 있도록 하는 하나의 프레임워크에 가깝다. 작업 과정은 주로 맥락적·유형학적 연구에서 출발하는데, 우리가 끌리는 특정 재료와 연관된다. 다양한 가능성과 구성을 실험하기 위해 수많은 도표를 활용하고, 초기 단계부터 테라조 타일, 흙벽, 혹은 펠트로 만든 놀이 요소와 같은 재료 샘플을 다루며 작업을 진행한다.


김: 이번 프로젝트에 쓰인 직물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재료들을 다룰뿐 아니라, 타일과 인공 돌을 제작하는 등 새로운 재료에 대한 실험 또한 병행한다.
코비니, 벨로티: 프로젝트에서 물질성에 대한 개념은 초기 단계, 즉 개념 설정 단계에서부터 출발한다. 우리의 재료 실험은 물질이 어떻게 재료로, 그리고 다시 공간으로 변모하는지에 대한 호기심에서 비롯된다. 우리는 진화하거나 풍화되거나 다른 생명의 형태를 수용할 수 있는 재료를 찾는다. 실험을 통해 재료는 단순한 구조적 구성 요소를 넘어, 능동적으로 환경과 서사를 형성하는 주체가 된다. 우리는 노동을 통해 탄생하는 재료에 관심이 있으며, 나아가 그 노동이 어떻게 창작자로서의 위상을 얻고, 궁극적으로는 소유권의 한 형태로 이어지는지에도 주목한다. 예를 들어 폐기물 재료로 인공 돌을 만든 마씨 에라티치(2024)에서는 작업이 여러 단계에 걸쳐 전개되었다. 매립지에서 돌을 수집하고 부수고 분쇄하여, 추상적인 구성으로 배열한 뒤, 덮고 다시 연마하는 과정을 거치면서, 서로 다른 창작의 주체들이 개입하는 하나의 과정이 형성된 것이다.
김: 소프트 팰리스(2025)는 퐁피두센터가 휴관을 준비하던 시기, 퐁피두센터와 그랑 팔레 알엠엔이 공동으로 개최한 펀 팰리스 프로그램(2025)의 연장선으로 그랑 팔레의 살롱 도뇌르에 이루어진 설치 작업이다. 어떤 프로젝트였나?
코비니, 벨로티: 이 프로젝트는 참여와 집단적 학습을 위한 유연한 문화 인프라를 제안했던 1960년대 세드릭 프라이스의 프로젝트와 연결된다. 큐레이터 팀은 철학자 에마누엘레 코치아와 함께 ‘집합(assembly)’이라는 주제에 주목했는데, 이를 정치적이거나 제도적인 모임의 형태를 넘어서는 방식으로 해석하여 사람들이 단지 논의하거나 무언가를 생산하기 위해서뿐만 아니라 즐거움이라는 경험을 함께 나누기 위해 어떻게 모이는지를 탐구했다. 우리는 에마누엘레 코치아가 쓴 텍스트를 지침으로 받았는데, 그 텍스트는 공동체가 어떻게 형성되는지를 강조하며, 함께 존재하는 것이 행복과 충족감을 가져다줄 수 있지만 동시에 순응, 억압, 획일성을 낳을 수 있다는 점을 지적하고 있었다. 따라서 이 프로젝트는 그의 표현을 빌리자면, “타인의 존재를 즐기기 위해서는 특정한 건축적 형식과 감각적 경험이 필요하다”는 점을 고민하는 도전이었다.

김: 이러한 요구를 반영하면서, 개념을 어떻게 발전시켰는지 궁금하다.
코비니, 벨로티: 살롱 도뇌르는 약 1,600m2 규모의 크고 압도적인 공간이다. 우리가 이 공간을 분석하기 시작했을 때, 중앙 계단으로 이어지는 거대한 문 하나가 우리 스튜디오의 면적과 거의 맞먹는 규모라는 사실을 깨달았다. 이 공간의 규모를 감당할 수 있을 만큼 강력한 개념을 도출하고, 동시에 큐레이터 팀의 기대와 계속 변화하는 프로그램 요구 사항을 충족시키기 위해 여러 차례의 설계 수정과 논의가 필요했다. 우리는 먼저 그랑 팔레의 역사적 이미지와 최근 리노베이션 사진들을 살펴보았다. 새로 칠한 살롱 도뇌르의 벽은 과거에는 각양각색의 직물과 태피스트리로 덮여 있었으나, 우리는 리노베이션 공사 중 사진을 보며 궁전의 거대한 강철 아치 구조 아래에 걸린 단순한 공사용 천의 모습에서 깊은 인상을 받았다. 또한 장기간의 리노베이션을 위해 기존 장소를 떠나야 했던 퐁피두센터의 특수한 상황 역시 프로젝트의 조건으로 작용했다. 살롱 도뇌르에 드리워진 직물에 대한 기억과 곧 맞이하게 될 퐁피두센터의 유목적 상태 사이 어딘가에서 ‘소프트 팰리스’라는 개념이 구체화되었다. 이 기념비적인 공간 안에 ‘부드러움의 세계’를 도입하고자 했다. 카펫, 텐트, 텍스타일 건축을 참고하며, 아돌프 로스가 설계한 리나 로스의 침실이나, 카를 프리드리히 싱켈의 샤를로텐호프 궁전 안에 조성된 텍스타일 공간과 같은 사례를 떠올렸다. 우리는 소프트 팰리스를 거대한 직물 표면으로 설계했다. 하나의 카펫이 접히고 둘둘 말려 거대한 의복이 되며, 그 모든 주름과 접힘을 탐험하고, 모든 포켓 속에 몸을 숨길 수 있다. 다양한 집단이 각자의 자리를 찾을 수 있는 하나의 풍경을 만들고자 했다. 공연하고 숨고 놀고, 모일 수 있는 공간, 격식을 차린 자리나 일상적이고 편안한 모임이 동시에 일어날 수 있는 공간, 그리고 자신의 텐트 안에서 조용히 앉아 강연이나 공연을 들을 수 있는 공간 말이다. 펠트로 이루어진 바닥은 집이나 모스크처럼 신발을 벗고 들어오도록 유도하여 방문객들을 친밀감과 소속감이 느껴지는 차원으로 이끈다. 이는 곧 세상과 분리된, 고유한 규칙을 지니거나 새로운 규칙이 발견되고 창조되는 일종의 ‘성스러운 장소’가 투영되도록 한 것이다.

씨드베드(2023)
김: 공간의 변형과 이동이 가능한가?
코비니, 벨로티: 우리는 니콜슨의 ‘루스 파트(loose parts)’ 이론을 중요하게 여긴다. 이 이론은 열린 가능성을 지닌 이동 가능한 재료, 즉 ‘루스 파트’가 고정되고 정적인 환경보다 훨씬 더 창의성과 발명, 발견을 자극한다는 개념이다. 브뤼노 라투르 역시 “건축의 문제는 그것이 지독하게 정적으로 보인다는 점이다”라고 말하며, 건축은 날아가는 갈매기를 연속된 정지 프레임으로 포착한 에티엔-쥘 마레의 사진총(photographic gun)처럼 이해되어야 한다고 제안한다. 그는 “우리에게는 건축에 대한 정적인 시각을 수많은 연속된 프레임 중 하나로 변환할 수 있는 인공적 장치가 필요하다”고 말하며, 건물이 본질적으로 지니고 있는 지속적인 흐름을 기록할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이러한 관점에서 건축은 결코 고정된 것이 아니라 끊임없이 움직이는 존재다. 이러한 생각들은 우리의 많은 논의 속에 자리하고 있으며, 때로는 사용되고 풍화되거나, 방문객과의 상호작용을 통해 진화하는 프로젝트로 구현되기도 한다. 동시에 이러한 움직임과 변형에 대한 욕망은 특히 움직이는 요소가 위험 요소로 간주되는 미술관과 같은 환경에서는 엄격한 규제와 충돌하기도 한다. 1년에 걸쳐 발전시킨 소프트 팰리스는 다양한 개념과 반복을 거치며 실제로 움직이고 진화했다. 다양한 스케일로 제작된 펠트 모델들을 보관하는 전용 섹션을 스튜디오에 따로 마련하기도 했다. 최종 설치에서는 몇몇 움직임의 순간을 도입할 수 있었다. 예를 들어 중앙 무대에서는 펠트 롤이 펼쳐지며 공간을 확장하고, 다양한 퍼포먼스가 이루어질 수 있도록 했다. 그리고 단일, 이중, 삼중 모듈의, 무게가 각기 다른 펠트 롤로 가구를 설계했으며, 방문객들은 이것을 옮기고 텐트 안으로 가져가거나 베개처럼 사용할 수 있었다. 이러한 ‘느슨한 오브제(loose objects)’는 특히 어린이들에게 큰 매력을 주었는데, 아이들은 이를 활용해 요새나 천으로 된 성, 미끄럼틀을 만들며 몇 시간이나 숨바꼭질을 하고, 뛰고 무언가를 지으며 놀았다. 우리가 가장 즐겼던 소프트 팰리스의 정신은 바로 이 지점, 방문자들이 자신만의 공간을 만들고 점유하거나 퍼포먼스를 펼칠 수 있는 끊임없는 구축과 해체의 과정에 있었다.
김: 어떤 특성을 고려해 재료를 골랐나?
코비니, 벨로티: 여러 국가와 기관의 화재 안전 기준을 모두 충족할 수 있는 적절한 소재를 찾는 일은 쉽지 않은 과제였다. 결국 모두가 합의한 것은 그랑 팔레의 엄격한 안전 기준을 충족하는 난연 펠트였다. 안전성 외에도, 다양한 공간적 역할을 수행할 수 있는 소재를 찾고 있었다. 이 펠트는 며칠 동안 사람들이 걷거나 앉고 누워도 견딜 수 있을 만큼 충분히 내구성이 뛰어나면서, 동시에 접어서 입체감 있는 구조를 만들 수있을 만큼 유연해야 했다. 체스 말이나 백개먼 카펫과 같은 작은 요소들은 팀의 인테리어 건축가 안나 헤렉이 작업실에서 정성스럽게 이어 붙여 완성한 컬러 울 펠트를 사용했다. 마지막 세부 작업은 개막 직전, 로테르담에서 파리까지 다섯 시간 동안 차를 타고 이동하는 중에 이루어졌다.

씨드베드
김: 소프트 팰리스는 설치물을 단순 관람하거나 동선 이동에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직물이라는 물질 자체를 경험하게 한다. 사람들은 반응은 어떠했나?
코비니, 벨로티: 건축가로서 우리는 프로젝트 안에서 어떤 행동이 가능할지, 즉 융통성과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설계하지만, 현실과 방문객들은 언제나 우리의 예상을 뛰어넘는다. 카펫 가장자리에 파리지앵들의 신발이 가지런히 놓인 모습이나, 너무 작아 사용하기 어렵다고 생각했던 공간에서 아이들이 뛰어놀고, 연인들이 함께 앉아 있거나, 엄마들이 수유하는 아늑한 안식처가 되는 장면을 보는일은 매우 즐거운 경험이었다. 보다 큰 공간에서는 강연과 노래, 춤 공연, 토론이 이루어졌다. 공간이 살아 움직이듯 활성화되는 모습은 해방감 그 자체를 안겨주었으며, 에마누엘레 코치아와 게스트들이 대화를 나누는 동안 아이들이 텐트 사이를 오가며 숨바꼭질을 하고, 동시에 앨리스의 텐트에서는 다종(multispecies) 비디오 게임이 진행되었다.
김: 직물을 주 재료로 삼아 사용자의 경험을 유도하는 다양한 공간 실험을 이어오고 있다.
코비니, 벨로티: 우리는 사고의 틀로서 고트프리트 젬퍼의 이론으로 돌아가는 경우가 많다. 그는 직물을 건축의 기원으로 보았고, 이후 직물의 모티프가 석재와 같은 더 견고한 재료로 ‘석화(petrified)’되었다고 이야기한다. 우리의 첫 번째 연구 프로젝트는 카펫이 건축 요소로 석화되는 개념을 탐구했다. 콘크리트나 테라조를 마치 카펫처럼 다루어, 이러한 단단한 재료에 부드러움, 질감, 색채를 부여했다. 실무를 시작한 초기부터 우리는 공간적 장치로서 직물 자체에 끌렸으며, 시간이 흐르면서 직물은 우리의 작업에서 점점 더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게 되었다. 예를 들어 씨드베드(2023)에서는 직물이 하나의 영역을 규정하며, 멀리서 보면 마치 이동하는 야영지처럼, 바람에 의해 스스로 움직이는 듯한 장면을 만들어낸다. 최근 프로젝트에서는 건축과 직물, 의복 사이의 관계가 더욱 구체적으로 드러난다. 소프트 팰리스는 사람들이 주머니 같은 공간을 점유하는 거대한 의복처럼 읽을 수 있으며, 오슬로에서 진행한 최근 프로젝트 소프트 빌리지(2026)에서는 직물이 캐노피, 텐트, 카펫, 담요의 역할을 동시에 수행할 뿐만 아니라, 거대한 스카프나 망토처럼 들고 다니거나 착용할 수도 있다. 앞으로 우리는 이러한 직물 도시, 궁전, 혹은 마을을, 재봉틀과 펀칭 기계, 가위, 그리고 다양한 느슨한 재료들이 갖춰진 실제 작업 공간으로 전환하는 데 관심을 두고 있다. 이러한 환경에서는 직물을 자르고 조립하여, 두루마리나 베개, 담요, 의복 등으로 변형할 수 있으며, 바닥은 다채로운 자투리 천으로 덮이고, 이러한 조각들이 더 큰 구성이나 놀이 요소, 혹은 모자나 슬리퍼와 같은 일상적 사물로 다시 만들어질 수 있다. 이러한 공간은 내부에서 스스로를 구축하고 또 다시 구축해나가는 장소이며, 프로젝트의 끝이 존재하는 대신에 끊임없이 만들고 해체하는 과정이 이어지며 사람과 공간 사이에 끝없이 공간적·물질적 대화가 이어지는 곳이 된다.

파이어 듄스(2019)
김: 한편, 형태적인 측면에서는 외부와 적극적으로 소통하고 있음에도, 아이러니하게도 셸터(shelter)를 연상시킨다. 이전 작업인 파이어 듄스(2019)에서도 유사한 인상을 느꼈다.
코비니, 벨로티: 이를 명시적으로 연결해 생각하지는 않았지만, 두 프로젝트는 실제로 유사한 의도를 공유하고 있다. 두 작업 모두 ‘셸터’ 개념에서 출발했으며, 특히 이탈리아 알프스에 있는 산장인 ‘비바코(bivacco)’를 차용했다. 비바코는 언제나 열려 있는 쉼터로, 등산객이 자유롭게 들어와 하룻밤을 보내거나 폭풍을 피할 수 있는 곳이다. 안에는 담요와 약간의 음식, 어쩌면 마른 양말 한 켤레를 찾을 수 있고, 얼굴도 모를 누군가에게 남기는 하나의 선물처럼 다음 방문객을 위해 무언가를 남기고 떠날 수도 있다. 파이어 듄스에서는 사람들이 모이고 요리하고 불을 피우며, 음식과 나무를 가져오거나 남겨둘 수 있는 틈이 있는 모래 풍경을 조성했다. 이 프로젝트는 따뜻함, 음식, 대화와 같은 원초적인 경험을 중심으로 구성된 공동체적 환경을 제안한 것이다. 소프트 팰리스도 마찬가지로 사람이 머물 수 있도록 설계된 하나의 풍경이다. 접힌 카펫들은 텐트나 임시 은신처를 연상시키는 작은 쉼터를 형성한다. 두 프로젝트 모두 하나의 재료가 주를 이루며, 그 안에 들어서는 순간 서로 다른 감각의 경험이 펼쳐진다. 파이어 듄스에서 모래 언덕을 오르면 발이 모래에 파묻히고, 소프트 팰리스에서는 방문객이 신발을 벗고 부드러운 바닥 위를 걷게 된다.
김: 소프트 팰리스에 사용된 카펫들은 이후 어떻게 되었나?
코비니, 벨로티: 프로젝트 초기부터 재사용 가능성을 함께 고려했다. 지지 구조물과 펠트의 상당 부분은 해체 후 다른 맥락에서 재사용할 수 있도록 설계되었다. 현재는 이탈리아에서 보관하고 있으며, 퐁피두센터에서 이것을 다른 장소로 옮겨 활용할 방법을 모색해주기를 기대하고 있다. 임시 건축은 보관과 유지관리, 예산, 그리고 전시 종료 후 프로젝트의 사후 관리를 어떻게 지원할 것인가에 대해 필연적으로 기관과 디자이너의 역할에 대한 문제를 제기한다. 동시에, 이러한 임시 프로젝트는 일반적인 제약 속에서 상설 작업으로는 실현하기 어려운, 보다 급진적인 아이디어나 새로운 유형을 실험할 수 있는 드문 기회를 제공한다. 이러한 맥락에서 소프트 팰리스, 파이어 듄스, 얼스 씨 파빌리온(2024)과 같은 프로젝트는 영구 건축으로 제안하기에는 쉽지 않다. 그러나 이 프로젝트들이 실제로 구축되고 경험되며, 일시적인 조건 속에서 검증되고 나면, 이후 영구적인 맥락에서도 유사한 아이디어들을 보다 쉽게 전개할 수 있을 거라고 본다.

소프트 팰리스(오른쪽)

조반니 벨로티가 그린 소프트 팰리스 스케치 ©Giovanni Bellott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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