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ACE(공간)」 2023년 7월호(통권 668호)

반쪽짜리 건물
얼마 전, 승재 친구 고대영이란 작가를 만났다. 건물이 지어지고 난 후에 어떻게 될지 모르는 우리의 운명을 안타까워했다. 그건 건물주가 따로 있기 때문이라고, 사용자가 누가 될지 모르는 임대형 근린생활시설(근생) 건물의 특징이라고, 그게 이 직업의 특성이라고, 그래도 건물은 남아 있다고 태연하게 이야기했지만 이상하게 변명을 하고 있는 것처럼 보였다. 당황스러웠다. 우리는 무엇을 할 수 있을까? 준공 이후에 험난한 세상을 꿋꿋이 헤쳐가고 있을 몇 개의 건물이 떠올랐다.
건물주와 사용자가 다른 일은 생각보다 슬픈 일이다. 이것은 모든 것이 자유로운 상황이기도 하지만, 모든 상황에서 열 발자국 정도 물러나 있는 무책임한 상황이기도 하다. 그래서인지 거의 모든 근생 건물들은 하나같이 똑같은 평면에 외장재만 그럴싸하다. 특별한 이유 없이 기둥이 박혀 있고, 어디에 구멍을 뚫어도 어디에 벽을 세워도 이상하지 않게 속은 텅 비어 있다. 어떤 에어컨을 어디에 달지 모르니 층고는 3.6m 이상 나와야 하고, 덩달아 사용하지도 않을 계단은 길어지기만 한다. 짓다 만 반쪽짜리 건물. 나는 모른 척하지 않기로 했다. 그리고 건물에 해야 하는 것, 할 수 있는 건 다하기로 했다. 작은 땅의 작은 건물이기에 기둥을 박지 않기로 했고, 몇 개의 수직 구조를 만들어서 쓸 만한 크기의 네모 공간을 만들었다.
삼각형 구조는 건물의 수직하중과 지진하중을 잡아주는 주 구조체다. 건물 한가운데에 있어서 양 옆에 매달린 슬래브를 잡아주는 건물 전체의 기둥 역할을 한다. 삼각형 구조의 안쪽 공간은 유일하게 천장이 있는 곳으로 모든 설비가 집합되어 있다. 천장 아래는 화장실을 포함한 위생설비 공간으로 사용하고, 천장 속은 냉난방기를 설치해서 바깥쪽 네모 공간으로 바람을 불어준다. 덕분에 3m의 층고에도 불구하고 삼각형 이외의 공간은 2.7m의 천장고를 확보할 수 있었다. 네모 공간의 최소폭을 2.4m로 만들기 위해 노력했다. 좁은 공간에서 벽체와 단열, 내외부 마감을 하는 건 사치라고 생각했기에 주요 구조부를 제외한 모든 경계부는 유리가 되었다. 건물은 콘크리트와 유리, 철만 사용하게 되었고 자연스럽게 구조와 재료가 드러나는 모습이 되었다. (글 한양규/진행 방유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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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하하하프렌즈(윤한진, 한승재, 한양규)
한양규, 장서경, 온진성
서울시 용산구 두텁바위로53길 2
근린생활시설(오피스)
85.66㎡
45.72㎡
170.27㎡
지상 5층
1대
17.05m
53.37%
198.77%
철근콘크리트조
노출콘크리트
노출콘크리트
터구조
하나기연
(주)오엔디엔씨종합건설
2017. 2. ~ 2021. 9.
2021. 9. ~ 2022. 8.
6억 5천만 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