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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 이미지를 구현하는 큐브, 보이드, 그리드: HD현대 글로벌 R&D 센터

니켄세케이 + 희림종합건축사사무소

글
김미화, 나카모토 타로, 마츠모토 히로키
사진
김용관
자료제공
니켄세케이
진행
윤예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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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ACE(공간)」 2023년 8월호 (통권 669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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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D현대 글로벌 R&D 센터는 HD현대 17개사 연구인력 및 지원인력 약 5천 명이 근무하는 통합 사옥이다. 창립 50주년을 맞은 HD현대는 기업의 이미지를 공간으로 구현하고 지역에 새로운 경관을 창출하고자 했다. 연교차와 일교차가 모두 큰 경기도 외곽 성남시에 위치한 본 건물은 기후에 적응한 높은 수준의 집무 환경과 직원 간 소통을 촉진하는 공간으로 지적 창의성 향상을 목표로 한다. ‘스마트 큐브’, ‘스마트 보이드’, ‘스마트 그리드’는 이 계획의 세 가지 큰 축을 이룬다.

 

기업을 상징하는 대지와 큐브

경부고속도로와 분당수서 간 도시고속화도로 사이에 위치한 계획 부지는 인지성이 매우 우수하며 1970년 경부고속도로를 준공한 기업의 역사와도 맞닿아 있다. 다양한 방향에서 바라볼 수 있는 건물의 모든 면이 정면으로 인식되도록 큐브를 디자인 모티브로 삼았다. 지상 20층, 지하 5층 규모로 사방 약 90m 길이의 스마트 큐브는 모든 면이 정면성을 지니며 부피당 외장 면적이 작아 건물의 열부하 저감에 기여한다. 큐브 형상은 철골프레임을 외부로 노출한 아웃프레임 디자인 파사드로 구현됐다. 마감재 없이 철골프레임을 그대로 노출하고 있는 파사드는 철이라는 소재와 깊이 연관된 HD현대의 정체성을 표현하는 동시에 건물을 지지하는 구조이자 일사를 제어하는 차양으로 기능한다. 주변 건물과 연계한 프로그램과 대지 레벨의 계획도 중요한 요구 사항 중 하나였다. 인접한 8m 단 차 땅의 한국잡월드, 성남축구센터의 진입부와 본 건물의 3층 출입구 레벨을 동일하게 조정해 보행에 제약이 없도록 했으며 건물의 저층부는 지역 주민에게 휴식과 문화 공간을 제공하는 오픈스페이스 역할을 하도록 계획했다. 1~3층의 저층부 시설과 4층에 위치한 오피스 로비는 누구에게나 열린 공공 영역이다. 1층 주출입구 정면에 배치된 직선 에스컬레이터는 이용자를 자연스럽게 4층으로 이끌며 대형 보이드 공간에 대한 기대감을 유발한다. 한편 3층의 식당은 4층의 로비를 거쳐 가도록 해 직원과 방문객의 동선을 느슨하게 분리했다. 주출입구 우측의 대계단과 3층 식당의 출입구로 자연스레 이어지는 건물 내외부의 동선은 점심 식사를 마친 직원들의 산책로로 이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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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 바람, 사람이 오가는 보이드

스마트 보이드는 건물 중앙부를 관통하는 거대한 보이드 공간이다. 90×90m의 큐브 중앙에 36×36m로 형성된 보이드 공간은 태양광과 바람의 길이 되어 조명 및 공조 에너지를 절감하며 직원 간 소통과 협업을 촉진하는 중심 공간의 역할을 한다. 보이드를 중심으로 ㅁ자형으로 조성된 업무 공간은 커뮤니케이션 데크, 오피스 서포트, 워크 스페이스 영역으로 구분되며 각각 다른 커뮤니케이션의 밀도와 질을 형성한다. 다양한 위계의 업무 영역과 보이드 사이에는 유리 등의 칸막이를 마련하지 않고 개방했다. 이는 직원 사이의 활동을 가시화하고 층간 왕래를 용이하게 해 우발적인 교류와 창의적인 소통을 도모하기 위함이다. 보이드와 마주하고 있는 커뮤니케이션 데크에는 각 층마다 입주사들의 요구를 반영해 가구를 배치했고 자유로운 교류와 대화가 발생하도록 했다. 계단을 통해 연속적으로 이어지는 커뮤니케이션 데크는 기존에 교류가 없었던 다른 그룹사 직원들 간에 우연한 마주침과 소통을 만들어내며 때에 따라 공개 강연을 위한 장소로 활용된다. 오피스 서포트는 탕비실과 복합기, 폰부스, 회의실 등이 배치된 공간으로, 복합기 앞이나 커피 한 잔을 하러 간 탕비실에서 일어나는 창의적인 소통과 협업을 꾀하고 있다. 가장 바깥쪽의 워크 스페이스는 ‘제약 없는 업무 환경’을 슬로건으로, 가구와 조명, 채광, 온도, 습도 등 다방면의 환경적 요소에 주의를 기울였다. 일반적인 일자형 책상부터 120도 책상, 1인 책상, 높낮이 조절 책상 등을 다양하게 배치하고 스마트폰을 연동한 자율좌석제를 도입했다. 당일 업무의 성격에 따라 좌석을 활용할 수 있도록 해 업무의 효율성을 높였다. 또한 일반적인 대형 오피스의 경우 건물의 10m 이상 깊이까지 자연채광이 어려워 업무 환경의 질이 저하되기도 하는데, 이 건물은 보이드를 통한 태양빛이 4층 로비와 각 층의 커뮤니케이션 데크, 그리고 워크 스페이스까지 도달해 건물 어디에 있더라도 자연광을 몸으로 느낄 수 있다.

 

 



건물과 환경을 구축하는 그리드

워크 스페이스는 18m 폭의 무주 공간으로 계획됐다. 4.5m 그리드로 구성된 철골 아웃프레임 파사드는 연직 하중의 지지 기능에 특화되어 있다. 내풍·내진 및 수평 강성은 코어부의 철골 보강재가 부담한다. 18m 길이의 장스팬은 채광과 사용성 및 구조적 합리성을 기반으로 도출한 것이다. 이를 실현하기 위해 계획 초기 단계부터 구조와 파사드 디자인을 융합한 아웃프레임 구조를 고려했으며 프레임의 모듈 치수를 결정했다. 철골프레임의 제작과 시공에는 CFT(Concrete Filled Tube) 공법을 적용했다. 현장에 콘크리트를 압송하고, 수직도 3mm 내외를 준수해 철골을 용접 · 조립하는 과정은 마치 조선소에서 배를 제작하는 과정과 흡사했다. 신공법의 도입으로 현장 상황이 동시다발로 발생했고 끊임없는 공법 회의와 협의가 진행됐다. 철골 아웃프레임 파사드는 기둥이 없는 실내 공간으로 평면의 효율을 극대화하는 동시에 일사 차폐 효과로 외주부의 환경 성능을 향상시킨다. 입면의 유리로는 다양한 투과 및 반사율의 자재를 실험한 결과 반사율 9% 이하인 유리를 사용해 열의 유입 및 이웃한 주거단지와의 관계에 대응했다. 모듈 디자인을 적용한 그리드 천장은 레이아웃의 가변성을 확보한다. 조명기구는 천장의 슬릿에 배치해 레이아웃 변경에 용이하도록 했다. 그리드 천장에는 복사 냉난방 시스템과 일부 유럽 국가에서 시범 설치하고 있는 선진적 공조 시스템인 칠드빔(chilled beam)을 결합해 실내 환경을 조정한다. 복사 냉난방 시스템은 한국의 전통 온돌과 같이 복사열을 활용한 냉난방 시스템으로, 사람에게 바람이 직접 닿지 않아 기류로 인한 불편함이 없는 쾌적한 환경을 구성한다.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 이후 부각된 실내 환경의 질과 환기의 중요성에 대응해 본 건물은 천장을 통해 공급된 외기가 바닥까지 도달한 뒤에 배기되는 공조 시스템을 취하고 있다. 이는 공기가 머무는 시간을 최대한으로 단축해 신선한 공기가 효율적으로 순환되도록 한다. 교통량이 많은 주변 공기 환경을 고려해 필터를 이용해 외기를 기계 급기하며, 잉여 공기는 보이드의 연돌 효과로 자연 배기된다. 봄과 가을에는 적극적으로 외기를 도입하며 겨울철에는 바닥에서 보이드 상부의 공기를 흡입해 따뜻한 공기가 로비층까지 공급되도록 한다.

 

 

이 건물은 대규모 수축열을 이용한 피크 전력 제어, 태양광, 지열 발전을 통한 신재생에너지의 활용 등으로 탈탄소에 기여한다. 건물의 조명 및 EHP(Electric Heat Pump) 등에 전원을 공급하는 방식으로 HD현대가 개발한 직류 배전 시스템을 도입했다. 이는 교류와 직류의 변환 없이 직류를 직접 배전하므로 에너지의 변환손실을 줄이며 직류로 배전되는 태양광 발전기와 효율적인 조합이 가능하다. 이처럼 여러 새로운 설비와 기술이 적용된 본 건물은 HD현대 기술의 향후 보급 확대를 위한 테스트베드로의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글 김미화, 나카모토 타로, 마츠모토 히로키 / 진행 윤예림 기자)

 

 

 

월간 「SPACE(공간)」 669호(2023년 08월호) 지면에서 더 많은 자료를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 SPACE, 스페이스, 공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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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계

주식회사 니켄세케이(아츠시 오마츠) + (주)희림종합건축사사무소(정영균)

설계담당

나카모토 타로, 마츠모토 히로키, 김미화, 나가오 미나미, 천나경, 심경주, 손진욱, 백

위치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분당수서로 477

용도

교육연구시설, 업무시설, 문화 및 집회시설, 근린생활시설

대지면적

25,068.1㎡

건축면적

9,872.97㎡

연면적

175,751.38㎡

규모

지상 20층, 지하 5층

주차

1,268대

높이

99.77m

건폐율

39.38%

용적률

481%

구조

철골철근콘크리트조, 철골조

외부마감

유니트타입 커튼월, 로이삼중유리, 알루미늄 복합패널, 노출콘크리트, 우레탄 페인트

구조설계

(주)CNP동양

기계설계

(주)융도엔지니어링

전기설계

(주)진전기엔지니어링

시공

현대건설(주)

설계기간

2018. 9 ~ 2020. 3

시공기간

2020. 1 ~ 2023. 5

건축주

HD현대(주)

조경설계

스튜디오 오픈니스


김미화
김미화는 니켄세케이 설계부문 프로젝트 아키텍트이며 일본 1급 건축사다. 한국에서 정치외교학을 공부한 후, 건축가의 꿈을 이루기 위해 유학길에 올라 일본 타마미술대학교에서 건축을 공부하고 니켄세케이에 입사했다. 오시아게 자전거 주차장(2012), 도쿄 가든 테라스 기오이초(2016), 니시니혼 시티은행 기타큐슈 빌딩(2017), 인천항 국제여객터미널(2020), HD현대 글로벌 R&D 센터(2023) 등 일본과 한국을 오가며 도시·건축 설계와 프로젝트 매지니먼트를 담당하고 있다.
나카모토 타로
나카모토 타로는 니켄세케이 설계부문 시니어 디렉터이며 일본 1급 건축사다. 1991년 도쿄예술대학교에서 석사학위를 받은 후 니켄세케이에 입사했다. 주요 작품으로는 코나미 슈퍼캠퍼스(2007), 호키 박물관(2011), 메이지 진구 가이엔 교육연수원(2011), 조사이대학교 기오이초 캠퍼스(2013) 등이 있다. 2013년 호키 박물관 프로젝트로 일본건축가협회(JIA)에서 건축상을 수상했다.
마츠모토 히로키
마츠모토 히로키는 니켄세케이 설계부문 어소시에이트 아키텍트이며 일본 1급 건축사다. 1987년 규슈예술공과 대학교에서 학사학위를 받았다. 주요 작품으로는 카도카와 제3본사(2011), 신주쿠 가든 타워(2016)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