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ACE(공간)」 2024년 3월호 (통권 676호)

전라남도 보성에 위치한 초루(醋樓)는 오봉산 계곡의 해평호 주변에서 흑초를 담그는 곳이다. 흑초는 보성의 현미와 쌀누룩, 계곡수만을 재료로 만들어진다. 흑초를 담아 숙성시키는 숨 쉬는 옹기는 인근 이학수 옹기 장인이 손으로 빚은 것으로, 차츰 그 수가 늘어 현재 옹기 2,000여 개가 모인 옹기밭을 이루었다. 이 땅에 지어진 첫 건물의 이름이기도 한 초루는 등산객과 방문자들이 흑초로 만든 차와 음료를 경험하는 공간이다. 진입로는 해평호를 지나 부지 초입에 펼쳐지는 옹기밭에서 시작된다. 계류를 따라 서서히 올려다보며 접근하는 아랫길과, 옹기밭을 내려다보면서 삼나무 숲의 옥상 브리지로 연결된 윗길, 두 방향에서 진입할 수 있다. 굴곡진 지형 속 두 길은 건물 중정의 계단을 통해 순환적 체계를 형성한다. 계류와 숲 사이에서 낮은 자세로 존재감을 줄인 건물은 기존 환경의 훼손을 최소화하며 공존하기 위해 두 삼나무, 계류와 교차한다.



세장한 철제 가구식 구조는 전통 한옥과 비슷한 3×3m 모듈로 한옥의 공간감을 떠올리게 한다. 5×8칸의 내부 공간은 세 개 켜로, 중심의 2칸은 중정, 그 주변 3×4칸은 서비스 공간, 외곽 1칸 폭의 공간은 시음 및 체험 공간의 켜가 된다. 외곽의 켜는 ‘겹집’으로 사용되는 동측의 온돌방과 연결된다. 내부에서는 오봉산과 계류와 옹기밭이 보인다.


재료, 공법은 이 지역에서 가능한 것들과 산업적인 것들의 경제적 조합으로 이루어졌다. 조경석은 인근 채석장에서 가공하고 버려진 단부 비정형 석재를 활용했다. 실내 바닥은 유약을 바른 갈색 타일로 마감해 저수지의 물과 옹기들이 반사하는 표면의 시각, 촉각적 경험을 실내로 연장했다. 친환경 아라우코 합판의 실내 천장, 합판과 같은 색의 컬러콘크리트로 된 외부 처마 천장 마감, 동측 외부의 FRP 그레이팅 바닥 등은 어두운 철재 구조물, 창호와 함께 차분하게 주변과 조화를 이룬다. 지역 장인들의 손으로 온돌, 아궁이를 제작했고 항아리 굴뚝은 같은 옹기 장인의 손으로 만들어졌다. 옹기가 토템 기둥처럼 쌓여 있는 굴뚝은 이곳 지형을 덮은 옹기들과 닮은 듯 구별되어 효과적인 이정표로서 제 역할을 한다.


▲ SPACE, 스페이스, 공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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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스스터디스(조민석, 박기수)
강준구, 천범현, 임재휘, 구본석, 하혜림, 홍성범
전라남도 보성군 득량면 해평리
근린생활시설
23,812.6m²
423m²
423m²
지상 1층
2대
7.05m
1.78%
1.78%
철골조
투명단열복층유리, 컬러콘크리트, 탄화목, 우레탄페인트
회벽, 타일, 아라우코 합판, 모시 스크린
(주)하모니구조엔지니어링
(주)하나기연
바우텐종합건설
2020. 6. ~ 2021. 2.
2021. 5. ~ 2023. 1.
농업회사법인 (주)비니거파크
감이디자인랩(주)
(주)다온지오이엔지
루미터치
최근 영국의 2024 서펜타인 갤러리 파빌리온의 건축가로 선정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