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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시기후를 조율하는 건축: 원당 게이트볼 경기장

SSK

글
김수석 SSK 대표
사진
SSK
자료제공
SSK
진행
이소운 기자
background

「SPACE(공간)」 2026년 1월호 (통권 698호) 

 

 

 

 

한국 건축 담론의 지형 속에서 지속가능성은 종종 공동체의 상생과 관련된 사회인문학적 개념처럼 이해되어왔다. 그러나 지속가능 건축은 공학적 개념이자 건축학의 오랜 학문 분야로, 공조설비에 의존하지 않고 형상화와 재배치 등 건축적 방법을 통해 최적의 열저장체(thermal mass)를 보장하는 공간을 만드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그 과정은 기존 시스템을 표면적으로 보완하는 수준이 아니라 공학적 성능 기준에 맞춰 전체를 다시 설계하는 오버홀(overhaul, 기계 제품을 부품 단위까지 분해하고 재조립하는 작업)에 가깝다. 옷에 비유한다면, 개인의 체질과 체형에 맞게 옷의 재질을 선정하고 디자인하는 것과 같다. 

이러한 지속가능 건축의 원리를 보다 능동적으로 구현하는 방법론이 환경적응 건축이다. 데이터와 시스템에 기반한 미시기후 제어는 극한기후에 접어든 한국에서 미래 정주 환경의 질을 좌우할 중요한 설계기준이 될 것이다. 

이 프로젝트에서 우리는 지붕을 띄워 숲의 풍광을 끌어들인다는 개념하에 일조량에 대응하는 능동적인 파사드, 공기 순환을 돕는 지붕 자연환기, 공기 부력 차이를 통해 유체의 순환을 유도하는 매싱 등 새로운 방법론을 시도하고, 데이터와 시스템 기반으로 공간의 조형과 의미를 통합하는 설계를 지향했다. 원당 게이트볼 경기장은 공학적 혁신을 목표로 진행된 다음 여덟 가지의 실증적 설계의 성과물로, 이 모든 것은 공간심리에 영향을 미치는 빛, 음영, 소리, 유체 등 무형적 요소의 정제된 공간화를 통해 파편화된 개개인의 일상을 재생하는 데 목적이 있다.​ 

 

 

 

 

 

 

 

Concept diagram of sustainable architectu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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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피 구조

무주 공간이 필수적인 경기장 특성상 장스팬을 구현하기 위해 H빔 골조가 1차적으로 지붕을 지지한다. 외부 회랑에 나열된 필러들은 외장이자 외피 구조로, 2차적으로 지붕을 지지한다. 이러한 이중 외피 구조를 통해 무주공간을 구현할 수 있었고, 이는 내부 유체 흐름을 원활하게 해 최적의 경기환경을 조성한다.

 

굴절된 지붕과 지붕 자연환기

이용자들의 활동 과정에서 배출된 오염된 공기는 열적 팽창되어 부력차로 인해 천장에 정체된다. 이렇게 응축된 공기층은 실내 공기질을 떨어트릴 뿐만 아니라 여름철 최고 기온이 40℃에 육박하는 한국의 극한기후 환경에서는 냉방부하를 높여 공조 효율을 떨어트리는 주원인이 된다. 이를 개선하기 위해 굴절된 지붕을 도입하고 천창에는 자연환기 시스템을 적용했다. 일반적인 평지붕의 경우 상부의 정체된 공기로 인해 내부 공기 순환이 원활하지 않게 된다. 

굴절된 지붕은 외측으로 공기를 밀어내어 내부의 공기 배출을 원활하게 유도한다. 일종의 벤투리 효과(Venturi effect)로 치약을 짜기 위해 힘을 주어 누르는 것과 비슷한 원리다. 온도가 높아지거나 공기가 오염됐을 때 천창이 개방되어 자연환기를 통해 실내 미시기후가 적절히 조절된다. 독특한 형상의 천창은 물고기 지느러미를 닮았다 하여 핀(FIN)이라는 별칭을 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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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사드 인렛 시스템

실내 공기 순환은 부력차의 영향을 받는다. 자연환기를 극대화하려면 외기 유입과 배출이 원활하게 이루어져야 한다. 인렛 시스템은 기계적인 공조시설에 의존하지 않고 자연환기를 극대화하기 위해 도입된 장치다. 연중 안정적인 공기 순환을 통해 실내 환경을 선제적으로 조율하고, 이에 따라 기계 공조의 개입 빈도를 낮춰 전체 공조 효율을 높인다. 파사드 하부 인렛을 통해 유입된 신선한 공기는 내부의 오염 및 열팽창된 공기와 교환되어 상부 아웃렛으로 배출된다. 전통 건축에서 교차환기를 통해 습온도를 조절하는 대청마루나 외기와 내기의 열교환 장치인 들어열개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것이라 할 수 있다. 

 

천장 스크린 블라인드

천장 스크린 블라인드의 1차적인 목적은 능동적인 채광 조절로 사계절 내내 균일한 빛 환경을 조성해 실내 경기 환경을 쾌적하게 유지하는 것이다. 태양광을 차단해야 하는 여름철에는 스크린을 닫고, 반대로 태양광을 받아들여야 하는 겨울철에는 개방한다. 2차적인 목적은 외풍을 차단하고 외부로 방출되는 복사열을 실내에 가둬 겨울철 실내 온도를 유지하는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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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in structure 

 

 

 

회랑

일반적인 커튼월은 일조량을 조절하기 어렵다. 전통 건축에서 볼 수 있는 회랑은 이러한 일조 조절에 효과적인 건축적 장치다. 원당 게이트볼 경기장 외부의 회랑은 이러한 전통 건축에서 모티브를 가져왔다. 연장된 처마가 형성하는 회랑은 일조량을 자연스럽게 제한하며, 저반사율 데크와 결합될 때 실내로 유입되는 복사열을 더욱 효과적으로 제어한다. 이처럼 회랑은 가장 고전적이면서도 가장 현대적인 지속 가능한 환경적응 건축 장치라 할 수 있다.

 

순환 배수 시스템

게이트볼 경기장이 들어선 인천 서구의 시간당 최대 호우 강수량은 60mm 이상이다. 인천지방 전체의 최대 극한 호우 강수량은 시간당 150mm에 육박한다. 이러한 수치는 기존의 유량산출 방식의 한계를 넘어서는 것으로, 이에 대응하기 위해 새로운 건축적 장치가 필요했다. 경기장 상부에 적용한 옥상정원은 녹지에 의한 실내 열효율의 증가를 넘어 담수의 역할도 수행하도록 의도되었다. 집중호우 시 일시적으로 수량을 담수하고 있다가 시간차를 두고 드레인 네 개를 통해 배수된다. 타원형의 루프를 따라 형성된 긴 순환 배수 시스템은 배수되기까지 시간지연 효과가 있어 범람을 방지한다. 핀 사이사이에 배치된 드레인에는 원활한 빗물 배수를 위해 양쪽으로 완만한 경사를 적용했다.

 

데크 하부 배수 챔버

경기장이 입지한 곳은 경사지로 호우 시 경사를 따라 경기장 내로 물이 들이칠 수밖에 없는 지형이다. 이를 예방하기 위해 회랑의 데크 하부는 거대한 배수 챔버로 기능하도록 디자인했다. 파사드의 인렛 시스템은 반개방 형태이므로 빗물의 실내 유입에 특별한 대응이 필요했다. 데크 하부 배수 챔버는 집중 호우 시에도 외부에서 유입되는 대량의 빗물을 담수하여 배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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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 「SPACE(공간)」 698호(2026년 01월호) 지면에서 더 많은 자료를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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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계

SSK(김수석)

위치

인천광역시 서구 원당동 850-2

용도

게이트볼 경기장

대지면적

861.3㎡

건축면적

455.7㎡

연면적

455.7㎡

규모

지상 1층

주차

2대

높이

7.3m

건폐율

52.91%

용적률

52.91%

구조

철골조, RC, SRC

외부마감

알루미늄 커튼월, 노출콘크리트, 메탈 플레이트

내부마감

노출콘크리트, 석고보드

구조설계

허브구조

기계,전기설계

코담기술단

시공

보림종합건설

설계기간

2022. 6. ~ 2023. 5.

시공기간

2023. 7. ~ 2025. 2.

공사비

20억 원

건축주

인천서구청

조경설계

SSK


김수석
김수석은 성균관대학교와 AA 스쿨 지속 가능한 환경디자인(SED)을 장학생으로 졸업했으며 영국 포스터 앤드 파트너스와 파퓰러스, 독일 HPP 아르히텍텐에서 프로젝트 디자이너로 다수의 프로젝트를 완수했다. 이후 독일에서 SSK를 설립해 유럽과 한국을 기반으로 활동했으며, 2018년 귀국해 공간 작업을 이어가고 있다. 레드닷 어워즈, 아키텍처 마스터프라이즈(베스트 오브 베스트), 인천건축상 등 국내외에서 다수의 상을 받았다.